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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공연은 뒷전”…소외된 아동극 업계, 살릴 방법 없나


입력 2022.05.05 09:09 수정 2022.05.05 09:0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성인 공연에만 초점...아동·청소년극은 지원 사각지대"

1922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이 첫 번째 어린이날을 선포했다. 어린이날 100년을 맞는 올해, 한국은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다. 공연 업계 관계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문화적 혜택이나 경험이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테지 코리아 제공 ⓒ아시테지 코리아 제공

어린이날 100년을 맞아, 아시테지 코리아는 ‘방정환의 말:맛 창작소’ 아동극 지원 사업으로 ‘노래주머니’(H작업실) ‘동무를 위하여’(극단 낮은산) ‘그것 참 좋다’(극단 문) ‘호랑이와 아이’(햇살놀이터) ‘토끼의 재판’(작은극장H) ‘느티나무’(극단 민들레)를 선정하여 5월 2일부터 어린이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코리아 윈드 오케스트라는 5월 5일 3시 임진각 평화누리 대공연장에서 ‘어린이와 길동무 소파 방정환’ 관악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인다. 기념 음악회에서는 ‘오색 동화’를 비롯하여 동요와 동화 구연, 신성중, 신일중 학생들의 청소년 윈드 오케스트라 협연도 마련된다.


이밖에도 영국 어린이 극단 린고씨어터의 내한 공연(뮤지컬 ‘헨젤과 그레텔’ 7월7일~8월10일, ‘장화 신은 고양이’ 8월12일~9월18일)이 성사됐고, 서울문화재단의 클래식 앙상블 연주, 서커스 코미디쇼 등 국악극을 비롯한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도 다수 펼쳐진다.


하지만 업계에선 어린이날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이슈가 있는 올해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아동·청소년극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 나오고 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 코리아)의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청소년공연 및 예술교육 피해 사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상반기 손실 금액만 해도 25억1311만3800원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관련 피해 사례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전체의 53.65%(22건)의 극단이 휴업했고, 당초 계획사업 752건 중 607건이 취소됐다.


지난 정부에서 공연계를 위한 다양한 직·간접적 지원이 이뤄졌지만 아동·청소년극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이번 정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어린이들의 행복을 위한 문화향유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경쟁중심의 교육에 무게를 실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정부의 공연계 지원은 성인 대상의 공연단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에 대한 예산 삭감과 확보 시비가 되풀이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구조적으로 취약한 어린이와 청소년 예술진흥정책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사실상 정부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예술 환경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와 달리 미국·영국·호주 등 문화 선진국들은 아동공연 쪽에서도 앞선 인식을 보여준다. 미국 뉴빅토리시어터, 영국 유니콘시어터 등 세계적 수준의 어린이전용극장을 보유하고 ‘마틸다’ ‘치티치티 뱅 뱅’ ‘올리버!’ ‘빌리 엘리어트’ 등 아동용 뮤지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아동극의 성공을 단순히 상업적인 성공으로만 볼 수 없다. 미래를 이끌어 나갈 어린이들의 정서적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만 봐도 문화예술 경험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갈 세대에게 문화 소비를 통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고, 정서적 위기에 처한 아동·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문화예술이 갖고 있는 교육적 가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한 아동극 제작사 관계자는 “지금껏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창작지원 예산은 지원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여 지원을 해주더라도 목적이 늘 따라붙는다”며 “‘어린이청소년예술진흥기본법’ 법률안의 초안을 만들어 적극적인 제정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청소년예술진흥기본법’의 제정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우리 아이들의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바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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