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價 '폭풍 상승'…배터리 가격 2026년까지 올라간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2.04.13 13:52  수정 2022.04.13 13:53

SNE리서치 'NGBS 2022'…"전기차용 배터리 2030년까지 年 29% 성장"

탄산리튬 1년 여간 1086% 치솟아…배터리값도 40% 이상 뛰어

메탈 발굴부터 공급까지 최소 4년…수급 불균형에 원자재 강세 지속

배터리 제조사들의 생산능력 투자 전망ⓒSNE리서치

리튬, 니켈 등 주요 배터리 원재료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배터리 가격도 앞으로 3~4년간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진 만큼, 배터리·자동차 제조사들의 메탈 확보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NGBS 2022(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에서 'K배터리의 기회와 도전'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영향으로 원자재와 배터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린플레이션이란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오 부사장은 "리튬 가격 상승으로 양극재 원가 부담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전해액, 음극재 등 기타 재료들도 내려가는 것 없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셀 무게에서 각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양극재 32%, 음극재 20%, 전해질 18% 등이다. 배터리셀 전체 가격에서 이들 재료의 비중은 총 77%로, 이중 양극재(42%)가 가장 많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높은 전기차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과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우려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LiOH(수산화리튬)은 2020년 11월과 비교해 2022년 3월 현재 910% 뛰었고, Li2CO3(탄산리튬)은 1086% 치솟았다. 이에 따라 NCM811(니켈·코발트·망간) 가격의 경우 2020년 11월 kWh(키로와트아워)당 63달러였으나 2022년 3월 80.3달러로 27%나 상승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가격은 리튬 가격 급등으로 50달러였던 가격이 70.6달러로 41%나 뛰었다.


이에 따라 13달러로 벌어졌던 두 배터리의 가격 차이는 9.7달러로 좁혀졌다. 오 부사장은 "LFP 배터리는 리튬 가격 영향으로 NCM811 배터리 보다 가격 영향을 더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승 기조는 앞으로 수 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 부사장은 "2024~2025년도까지는 배터리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리튬 가격 등을 반영하지 않으면 배터리업체들은 비용면에서 적자로 돌아서게 되기 때문에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현황ⓒSNE리서치

특히 원자재 발굴부터 제품 공급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프로세스를 감안하면 이 같은 가격 강세는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호주산 리튬의 경우 채굴부터 생산까지 4년이 걸렸고, 니켈의 경우 15년 이상이 소요됐다고 오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원자재)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공급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사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대응이 안되는 구조여서,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단기적으로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4년이 걸리기에 2026년까지 가격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면서 "현재의 가격이 어느 정도나 유지되겠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2030년까지 年 29% 성장세 지속

가격 상승 우려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높은 전기차 수요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SNE리서치는 전기차용 배터리 성장세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9%를 기록, 2030년엔 시장 규모가 3750GWh(기가와트아워)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승용차는 3176GWh, 상용차는 574GWh다.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생산대수를 확대하면서 배터리 수요도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위 12개 자동차 제조사들의 배터리 수요는 2022년 439GWh에서 2030년 3176GWh로 8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테슬라와 폭스바겐은 2030년 배터리 수요가 409GWh, 405GWh로 가장 많고, 뒤이어 GM(253GWh), 르노그룹(253GWh), 현대차·기아(239GWh) 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의 배터리 수요 비중이 2022년 49%에서 2030년엔 39%로 줄어들지만 글로벌 전체로 볼 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은 29%에서 25%로 줄어드는 반면, 북미는 17%에서 28%로 성장해 북미가 2029년부터 유럽 비중을 추월할 것으로 진단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전망ⓒSNE리서치

타입별 배터리 비중은 2022년 각형이 55%에서 2030년 43%로 줄어드나 3개 타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우치형은 26%에서 31%로, 원통형은 19%에서 26%로 각각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상위 6개 배터리업체들의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의 생산능력은 2022년 1184GWh에서 2030년엔 5460GWh로 5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30년 CATL은 1032GWh로 가장 많고, LG에너지솔루션(778GWh), SK온(465GWh), BYD(406GWh), 삼성SDI(374GWh), 파나소닉(228GWh) 순이 될 것으로 봤다.


K배터리사들이 강점을 가진 파우치형은 안전성 문제가 뒷받침된다면 시장 내 입지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오 부사장은 진단했다.


그는 "폭스바겐이 2025년 이후 파우치형에서 각형으로 돌아선다고 하는 데, 이는 OEM업체들이 각형 안전성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요구로 양사 모두 양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온은 내년 말까지 파일럿 라인을 준비할 예정으로, 어느 정도 양산할 지 결정이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주요 원자재 발굴부터 공급까지 걸리는 기간ⓒSNE리서치

최근 CATL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만큼 이 격차를 축소시키는 것이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과제가 될 것으로 오 부사장은 전망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의 지난해 점유율은 32%로 전년과 비교해 7%p 증가했다. 전체 배터리사들과 견줘 가장 높은 성장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3%에서 20%로 줄었고, 파나소닉도 18%에서 12%로 축소됐다. SK온은 1%p 늘어난 6%, 삼성SDI는 1%p 줄어든 5%다.


오 부사장은 "CATL은 중국 외 공급량이 거의 없었으나 올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글로벌 시장에서 CATL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배터리와 CATL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수급 불균형 2029년부터 본격화…북미 2030년까지 공급 부족

자동차·배터리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충에도 배터리 공급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전세계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2029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은 2030년부터 시작되는 반면, 유럽은 2022~2024년 이어지는 수급불균형이 2025년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진단했다. 북미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부룩, 2030년까지 배터리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은 물론, 원자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오 부사장은 진단했다.


양극재의 경우 중국 비중이 57.5%이며, 음극재 67.8%, 전해질 71.8%, 분리막 53.4%로 모두 50%를 훌쩍 넘어선다.


오 부사장은 "양극재는 한국 비중이 21.9%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나 음극과 전해액은 8%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삼성·SK 등이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시장이 본격화되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오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비용 문제가 있어 2030년이 되더라도 전체 시장에서 비중이 4% 정도 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는 2035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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