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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로그인⑳] 도서·연안 생물자원 연구 총람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입력 2022.02.07 07:01 수정 2022.02.05 13:23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지난해 5월 개관…생물자원 다양성 연구

전문 연구 기능 외 시민 전시·체험 역할도

섬·연안 자원 활용 산업 가치 창출 본격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경.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경.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5월 문을 연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하 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섬과 연안 생물자원을 보전·관리하고 나아가 생물자원 다양성을 발굴하는 기관이다. 2014년 자원관 건립 기본계획을 확정한 이후 7년간 준비 끝에 탄생한 전문 연구기관으로 생물자원 유용성 탐색, 섬생물소재은행 운영, 정보화 체계 구축, 전시시설,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생물자원관은 크게 2개 본부와 6개 연구·교육·관리·기획실로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도서생물연구본부와 산하 3개 연구실은 전문 연구기관 역량 핵심이다.


도서생물자원연구실은 섬과 연안 생물자원 연구기반을 닦고 조사·발굴 작업을 맡는다. 동물과 식물, 미생물, 생물 등 4개 연구부로 나눠 섬과 연안 지역 다양한 자원을 조사하고 있다.


도서생물융합연구실은 섬과 연안의 유용한 생물자원을 발굴하고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이용을 연구하는 곳이다. 실용화연구부는 생물자원 실용화와 연구지원을 맡고, 천연소재연구부에서는 생물에서 유래하는 천연물 생산과 친환경 가공기술 적용을 연구한다.


응용생물연구부와 자원증식연구부는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의 실증·표준화를 추진하고 유용한 생물자원의 대량증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산업화지원실은 수요자 맞춤형 생물자원 사업화를 지원하고 유용한 생물 소재의 분양까지 책임진다.


산업화지원실은 생물자원 활용을 위한 관계 기관과의 업무협력을 담당하는 사업화 지원부, 섬생물소재은행 구축과 야생생물 소재 보존 및 관리를 담당하는 자원은행부, 보유생물자원의 유용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생물자원 빅데이터 구축·공유를 통한 산·학·연 활용성 증대를 담당하는 생물정보화부가 있다.


도서생물연구본부가 연구 기관으로서의 핵심 기능을 맡고 있다면 경영관리본부가 담당하는 전시·교육은 생물자원관을 시민과 가깝게 이어주고 연구 실적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상설 전시로 호남지역 섬의 다양한 생물을 소개하는 섬의 시간, 3600여개 섬의 해양성 기후에 따른 생물 다양성을 보여주는 한반도 섬생물다양성을 전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 체험 공간을 운영하며 생물자원 특화 체험을 통해 생물·생태 교육도 담당한다.


생물자원관은 개관 6개월여 만에 이미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섬과 연안 지역에서 110종에 달하는 신종·미기록종 후보군을 발굴했고, 1만7707종에 달하는 생물자원 표본 확보도 끝마쳤다.


생물자원 활용·실용화도 기대 이상이다. 섬·연안 생물 원천 산업 소재 확보는 애초 목표인 1400점을 이미 넘어섰다. 생물 소재 유용가치 발굴도 130건 실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성과는 실제 기업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기업 맞춤형 시범사업으로 2개 기업에 6000만원 사업을 추진해 기업 매출액 평균 성장을 두 배(102%) 이상 키워내기도 했다.


특히 지역 주민의 직·간접 고용으로 117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했고,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복지 실현과 지역 상생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원들이 생물 다양성 보전 및 자원화를 위해 연구 중인 모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원들이 생물 다양성 보전 및 자원화를 위해 연구 중인 모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기대 이상 성과에 올해부터 생물자원 관리 고도화


개관 이후 지난 7개월 동안 조직 안정화 과정에서도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올해 주요 사업으로 신설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추진 중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도입하고 대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보장해 윤리·인권 경영을 고도화하고 안전 중심 경영 관리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생물자원관 본연의 업무라 할 수 있는 생물자원 확보와 체계적 관리에도 속도를 높인다. 섬·연안 자생생물의 전략적 조사와 목록(인벤토리) 구축에 나서고 생물자원 관리도 고도화한다. 섬 지역 특화 생물 종 목록을 늘리고 자체 발굴·기증을 통한 표본 확보로 국가 생물 주권 강화 발판을 다진다는 목표다.


생물자원에 대한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수요 맞춤형 실용 기술을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질병 예방과 진단, 치료와 관련한 신약 개발 등 레드 바이오(Red Bio) 기반 소재·기술로 활용 가치를 넓히는 작업도 시작한다.


유해 세균과 유해조류 방제 기술, 환경오염 저감 기술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 서비스 기반 마련을 위한 작업으로 유기화합물 제거, 폐자원 유용화 연구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특히 미개척 지역, 미발굴 분야를 중심으로 생물자원을 조사한다.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물자원 소재를 찾아 분양하는 등 섬생물소재은행을 활성화한다.


이와 함께 환경부 최초로 50t급 친환경 하이브리드 방식의 생물자원탐사선 건조를 완료한다. 기후변화 대응 소재와 환경기술을 개발하고 친환경 교육공간·전시 온실을 설계·시공하는 등 탄소 중립 이행계획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호남권생물자원관은 목포시와 신안군 등 인근 지역과 업무협약을 체결, 야생생물 조사·모니터링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순천대, 목포대 등 지역 대학과의 업무협약도 같은 이유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은 이들 대학과 연계해 지역 생물자원 연구를 함께하고 지역대학 연구인력 양성 프로젝트 등을 지원한다.


호남권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기후변화 위기 대응의 기초가 되는 생물자원 연구기관으로서 호남권생물자원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섬·연안 지역 생물자원 연구가 체계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인근 지역자치단체, 대학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섬 생물자원의 발전과 향후 연구·교육 인프라 교류를 통하여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류태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류태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올해는 다져진 기반 위 초석 놓을 시기…임직원 주인의식이 원동력”
[인터뷰] 류태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


류태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환경부를 비롯해 국립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등에서 근무한 생물자원분야 전문가다. 스스로 “이런 경험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초대 관장으로 임명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물자원관 업무에 능통한 인물이다.


그는 초대 관장으로서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기관으로서의 연구기반을 다지는 것이 본연의 목표”라면서 “행복한 직장 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관장이 행복한 직장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후발 주자로서 다른 생물자원관들이 이룬 업적을 바탕으로 더욱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연구자가 연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마음에서 창의적인 생각과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오고, 옆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상 강조하는 게 바로 행복한 직장 문화 조성이다.”


류 관장 염려와 달리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개관 초기임에도 안정적인 운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생물 연구 성과와 사업화 성공은 물론 상설 전시관은 지난해 세계적인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레드 닷 어워드(Rsd Dot Award)’ 본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전시관 방문자들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선정 공공기관 브랜드평판에서 3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관 6개월 만에 개소한 섬생물소재은행 경우 국립생물자원관이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비교했을 때 이른 시점에 개관했음에도 생물표본 2만2000점 확보, 신종‧미기록종 130종 발굴 등 생물자원 조사 연구 성과도 뛰어나다.


류 관장은 최근 지역 소재 대학이나 기업과의 연계·협력을 강조한다. 그는 “아무리 국립기관이라도 지역과 협력하지 않고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지 못하거나 지역에서 사랑받지 못한다면 그 기관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기관”이라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기관 특성을 살려 지역과 협력할 수 있는 과제를 우선 발굴·추진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특화 전시물과 콘텐츠 개발, 진로체험 및 현장교육 프로그램 등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류 관장은 세계적으로 기후와 환경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도 ▲탄소 제로 에듀 센터(edu-center) 건립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 건조 ▲탄소 저감 연구사업 등 탄소 중립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류 관장은 “지난해 땅을 고르고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해왔다면 올해는 다져진 기반 위에 초석을 놓아야 할 시기”라며 “초석을 잘 놓고 그 위에 훌륭한 건축물을 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주인인 임직원 모두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열정과 주인의식이 바로 우리 생물자원관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라며 “이러한 열정과 주인의식을 가진 구성원들이 더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상시 전시실 모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상시 전시실 모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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