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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녹취록' 입장 안 낸 與…역풍 맞을라 거리두기


입력 2022.01.17 13:01 수정 2022.01.17 12:3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녹취록 방송 후 與 인사들 실망감

쥴리·동거설 등 의혹 완전히 해소

힘 빠진 '김건희=최순실' 프레임

민주당 선 긋기, 윤석열·이준석에 초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른바 ‘김건희 7시간 녹취록’의 일부가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됐지만, 여론을 움직일 큰 한방은 없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대응을 자제했고, ‘본방사수’를 외쳤던 여권 인사들도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쥴리 등 의혹을 완전히 털어내며 김씨의 이미지만 띄워줬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방송이 끝난 뒤 민주당 선대위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 일부 기각 결정 후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며 환영 입장을 낸 것과는 온도차가 분명하다. 방송에 앞서 강원도 방문 중 취재진과 만난 이재명 후보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사실 민주당 내에서는 녹취록 공개를 앞두고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내용상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검증인지 불확실하고 기자와의 사적 대화 내용에 불과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어서다. 이미 친여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해당 기자가 김씨에게 “떡밥을 던졌다”고 밝히는 등 의도적 접근이었음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공적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나 팩트체크는 필요하지만, 신변잡기에 그친다면 곤란해질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민주당은 방송에 등장한 김씨의 녹취록 내용을 직접 다루지 않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반응을 묻거나 비판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김씨는 기자에게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서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다”며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의 관점이 반인권적, 반사회적이라면 문제가 된다. 윤 후보도 김건희씨와 같은 인식을 가진 것이 사실인지, 이 대표처럼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 시청을 독려했던 여권 인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송 예고 내용과 함께 “본방사수”를 적었던 안민석 의원은 방송 이후엔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고, 류근 시인은 “소문난 잔치 불러놓고 결국 김건희 실드, 누이도 매부도 면피 성공”이라며 “김건희 악재를 호재로 바꿔주는 (MBC의) 이적 시전”이라고 적었다.


물론 김씨를 최순실에 빗대며 논란을 키우려는 여권 인사도 있었지만 힘은 빠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보수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 의해 완벽하게 접수돼 선거를 조종당하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를 커튼 뒤에서 조종하는 김건희 씨는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 보다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최순실의 컴백인가”라고 짧은 시청 소감을 밝혔다.


이를 두고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는 “분명해진 것은 ‘김건희는 쥴리가 아니다’ ‘동거설은 사실이 아니다’ 그 두 가지”라며 “MBC가 윤석열로 갈아탔다고 밖에는 해석이 안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기막힌 것은 희대의 사기꾼을 기자인 듯 포장해주면서 마치 의로운 공익제보자라도 되는 듯 방송에 출연시킨 MBC”라며 “우리가 진짜 검증해야 할 것은 김건희가 아니라 공영방송”이라고 촌평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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