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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명동서일필…'김건희 통화 녹취' 방송, 별 내용 없었다


입력 2022.01.17 00:00 수정 2022.01.16 23:55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오히려 '쥴리', 동거설 등 의혹 해소

김건희, 시종 자신감 있게 소문 반박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

밀월여행 아니라 패키지 다같이 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었다. 제1야당 대선후보 배우자의 '7시간 통화 녹취'를 폭로한다며 국민과 정치권을 긴장시켰던 MBC 방송이 내용 확인 결과, 별다른 충격적 내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통화에서 시종 자신감 있는 어조로 그간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던 모 검사와의 동거설과 강남 모 호텔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쥴리 의혹'을 반박했다. 이번 방송이 오히려 그간 나서서 반박하기도 어려웠던 악성 소문을 일축하는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다.


김건희 씨는 16일 오후 MBC를 통해 방송된 좌파 성향 유튜브 채널 촬영기사 이모 씨와의 통화 녹취에서 유흥업 종사설을 일축하면서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하루종일 클래식만 틀어놓고 있다"고 자처했다.


이 씨가 아주경제 장모 기자가 지난 1997년 '쥴리'라는 예명을 쓰던 김 씨를 만나본 적이 있다는 주장을 펼친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을 인터뷰하려 한다는 이 씨의 전언에 대해서는 "놔두라. 앞뒤가 안 맞는 게 너무 많다"며 "나는 '쥴리'를 한 적이 없다. (안 전 회장이) 계속 인터뷰를 하면 말하는 게 오류가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 검사와의 동거설에 대해서는 "내가 어디 왔다갔다 굴러다니는 애도 아니고…"라며 "부인 있는 유부남과 뭐가 아쉬워서 동거를 하겠느냐"고 단언했다.


아울러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서 자기 딸을 유부남한테 파느냐"며 "손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하는 딸인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다른 좌파 성향 유튜브 채널이 김 씨와 모 검사가 체코 프라하를 함께 여행한 사진을 입수해 방송하려 한다는 이 씨의 전언에 대해서도 "사진을 입수하면 어떠냐. 패키지여행으로 사람들 다같이 찍은 것이라 오히려 더 좋다"며 "사람들이 밀월여행으로 (나와 모 검사가 단 둘이 여행을) 간 줄 아는데 아니다. 패키지로 다같이 갔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통화 상대에 "대통령 되면 득 볼 것"
→"상대 기분 안 나쁘게 호응했을 뿐"
미투 관련 "솔직히 안희정이 불쌍"
→"부적절한 말…국민께 송구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굳이 물의를 빚을 대목을 찾는다면 △통화 상대인 유튜브 채널 촬영기사를 향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득을 볼 것이라며, 잘하면 1억 원도 줄 수 있다고 이익 공여를 약속한 대목 △보수 세력은 돈을 챙겨주니까 '미투'가 터지지 않는다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동정한 대목 등이 문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씨는 이 씨와 통화를 하던 도중, 이 씨를 '동생'으로 지칭하면서 "우리 남편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 본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동생 챙겨줄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씨를 향해 "하는만큼 주겠다. 잘하면 1억 원도 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 씨는 지난해 8월, 김 씨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초청받아 경선캠프 관계자들을 상대로 30분간 특강을 한 뒤, 김 씨로부터 105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공보단은 방송 직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통화) 상대방의 말에 기분 나쁘지 않게 호응해준 것일 뿐"이라며 "(김건희 씨는) 공직자 시절부터 윤석열 후보가 하는 일에는 관여한 사실이 없었고, 앞으로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방송된 통화 녹취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미투가 터지는 게 다 돈을 챙겨주지 않으니까 터지는 것 아니냐. 돈은 없는데 바람은 펴야 하니까"라며 "보수(保守)는 챙겨주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미투가 터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 정권에서 '미투' 폭로로 인해 정치적 생명이 끝장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향해 "난 솔직히 안희정이 불쌍하더라"며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를 지칭)는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공보단은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해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고 이 씨의 발언에 호응해주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김 씨의 사과를 전했다.


아울러 이날 김 씨의 녹취를 방송한 MBC를 향해 "대선후보 간의 균형보도 원칙에 따라 여당 후보 음성 녹음파일에 대한 보도도 같은 분량으로 방송해달라"고 촉구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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