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시행 다가오는데…해운업계, 비용부담·전략수립 난항 이중고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입력 2021.12.19 06:00  수정 2021.12.16 19:20

2023년 EEXI, CII 규제 시행…노후선박 감속 및 교체 불가피

10년 이상 이어진 불황에 투자 여력 부족

“친환경 전환 대응 위해 경쟁국 모델 참고한 협력기구 설립 등 필요”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운업계의 비용부담과 전략수립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오랜 기간 이어진 불황으로 선박 교체 투자에 한계가 있는 데다, 탄소 감축을 위한 뚜렷한 대안 연료를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지난 6월 현존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표(CII) 규제를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외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가하는 시장기반조치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EEXI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은 운항 속도를 줄이거나 에너지 저감장치 등을 달아야한다. 또한 CII 규제 도입으로 매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야하며, 일정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연비개선 계획을 제출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된다.


선사들은 2008년 이후 장기 침체가 지속되며 신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태지만, 노후 선박 개조 비용이나 교체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해상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 해사산업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현재의 운항속도를 유지할 수 없는 선박이 약 85% 이상으로 추정된다. 노후 선박의 경제성을 감안했을 때 저속 운항이 불가피하고, 사실상 정상적 영업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환경규제에 선사들은 신규 선박을 발주하고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선사 HMM은 신조 선박을 중심으로 80%(선복량 기준)가 넘는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선제적으로 설치한 바 있다.


이처럼 비용을 들여 단기적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체 연료가 없다는 점이 선사들의 장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20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연료가 탄소중립까지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LNG가격의 변동성마저 커지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타 연료 대비 높은 가격 변동성을 겪으며 해운업계는 LNG 가격 변동성과 경제성의 리스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됐으며, 연료로서의 활용에 부정적 인식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안 연료와 추진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난항”이라며 “대부분의 선사가 미래 전략 수립에 깊은 고민이 있으며 이에 따라 필요한 신규 투자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 대안으로 꼽히는 수소연료 선박의 경우 대형화에 대한 실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메탄올과 암모니아, 탄소포집 기술 등도 공급 문제나 경제성 개선 과제가 남아있다. 육상 여건과 비교하면 각종 제약이 많고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제한적인 것이다.


이에 중국과 일본 사례를 참고한 협력기구 등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종서 연구원은 “불확실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간, 업계 간 협력은 필수”라며 “일본의 해사클러스터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형 해사협력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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