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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쇄신 칼 뺀 이재명…'이해찬 등판론' 딜레마


입력 2021.11.21 01:07 수정 2021.11.20 21:0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與 리더십 위기가 부른 이해찬 등판론

"지지층 결집 및 이해관계 조율 적임자"

중도·미래 상징성 약해, 부정적인 기류

선대위 쇄신은 불가피…李 "다 바꾸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면 등장이 유력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이해찬 등판론’이 나왔다. 160여 명의 현역의원이 포함된 매머드 선대위에서 무게 중심을 잡고 책임 있게 지휘할 노련한 선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선대위 쇄신론과도 맥이 닿아 있다.


물론 이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을 언급하는 이는 소수다. 대부분의 민주당 인사들은 “상임 고문으로서 후보와 충분히 소통하고 조언을 하고 있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 전 대표가 당내 인사들과 지지층에서 신뢰를 받고 있지만, 중도확장과 미래비전에 대한 상징성은 크지 않다는 게 핵심 이유로 꼽힌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 전 대표가 중도 확장이 주특기는 아니지 않느냐”며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역할이 있어도 전면에 나설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남국 의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국민이 바라는 것은 따로 있다고 생각된다”며 “다음 세대가 이 정당과 대한민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비전과 철학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대선이 ‘이해찬 대 김종인’의 상왕 대결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크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선대위를 맡는다고 하니, 언론이 이 전 대표를 내세워 억지 구도를 만드는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친문 핵심 윤건영 의원 역시 “정치권 선거판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는 비교 불가”라며 두 사람의 대결 구도에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의 ‘무능과 실패’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 등판론 자체가 현 송영길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으로 읽힐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 핵심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선거를 지휘한다는 것은 현 지도부가 2선으로 물러난다는 얘기인데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송 대표가 이르면 21일 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가 민주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선대위 쇄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해찬 등판론’이 나온 배경이기도 한 선대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후보부터 민주당과 선대위의 대대적 쇄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논산 화지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덩치만 크고 하는 일을 제대로 못 챙기는 선대위와 당 역시 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경력·지위·관 다 던지고 오로지 실력, 국민을 위한 충정과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칼을 빼들었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또한 같은 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두관 의원은 “날렵한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를 위해 우선 저부터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며 직책을 반납했다. 이에 앞서 이탄희 의원은 선대위 직책을 반납하며 “당에 쇄신을 요청했지만 현실화되거나 공식화된 게 없었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워낙 큰 선거를 많이 치르고 선거 승리의 경험이 있다”며 “지금도 후보에게 조언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같은 분들이 (선대위를) 이끄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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