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무소속연대, 미래한국당 구별 없이 친박계 생환 기대
스스로 키워낸 한나라당 탈당 없을듯…총선이후 구도 와신상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천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근혜계 의원들의 탈당 및 무소속 연대를 통한 총선 출마 등 의견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계파를 이끌고 있는 박 전 대표의 향후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한나라당이 친이-친박계 최대 격전지역으로 관심이 쏠린 영남권 공천심사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김무성, 김재원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탈락하면서 그가 ´탈당하느냐´, ´남느냐´를 놓고 갖가지 시나리오가 도출되고 있는 것.
그러나 그의 측근라인은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한 영남권 공천심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탈당은 상상할 수 없는 얘기"라며 잔류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박 전 대표 측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공천상황과 관련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을 나서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 신당을 창당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어찌됐건 당에 남아서 훗날을 모색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권창출을 위해 음지에서 헌신했던 수많은 동지들이 밀실에서 작성된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리스트에 의해 ´시나리오대로´암살당하고 있다"는 친박계 서청원 전 대표의 지적처럼 이번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불만은 참을 수 없는 지경이지만 정권창출을 위해 헌신했고 실상 1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뤄 여당의 지위에 오른 만큼 그에 따른 이익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서 전 대표가 친박계 무소속 연대와 관련해 "무소속 연대 얘기도 듣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당을 만들자고 한다"면서도 "나는 듣고만 있을 뿐이지, 당 상임고문을 하고 있는 내가 어떤 입장을 취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 전 대표는 특히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그리고 당 상임고문으로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세력들이 이 파행과 퇴행을 얼마나 시정할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라며 "그리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해 당에 남아 친박계의 재기를 노리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더욱이 이규택-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현재 공천이 확정된 의원들을 두고 박 전 대표가 운신하는 것 또한 그리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없다.
박 전 대표가 전날 "사적 감정을 가지고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인데 그것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공천심사결과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거취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현실에 기인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이명박계 입김에 따라 공천이 진행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가 당을 뛰쳐나올 경우 그나마 쳐 놓았던 울타리를 스스로 걷어버리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기의 시점은 총선 이후다. 지난 지방선거 때 보여줬던 ´박근혜 파워´는 한나라당 내에서 신성시된다.
지충호 씨로부터 테러피해를 입은 박 전 대표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정신이 들었을때 처음했던 말은 "대전은요"였고, 선거판에서의 핫 이슈는 박 전 대표가 발휘할 영향력에 집중돼 있었다.
더욱이 붕괴 직전 한나라당을 ´천막당사´로 옮겨 재기의 기틀을 마련하고 현재 대선승리까지 이끈 원동력을 마련한 것도 박 전 대표였음을 부인할 인사는 없다.
그렇게 키운 한나라당을 박 전 대표가 뛰쳐나갈까? 친박성향의 신당인 미래한국당이 태생했고, 이규택 의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무소속 연대 또는 미래한국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박 전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미래한국당 측은 "한나라당에 잔류했으면 한다"며 탈당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김철기 사무총장은 "미래한국당이 박 전 대표를 모시고 가는 모양과 포장 작업을 해나가고 있지만 공식입장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에 남아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여전히 당에 남아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김 사무총장의 말에서 예측되듯이 현재 친박계의 계산은 한나라당 공천이나 무소속 연대를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총선에서 살아남아 계파를 이어가고 당 지도부 교체 시기 당권 경쟁을 통해 여당이 된 한나라당을 장악한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이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한국당 행을 택하거나 무소속 연대를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도 ´생환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은 "여차하면 박 전 대표가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나 예측은 잘못 짚은 것"이라며 "문제는 총선 이후 아니겠느냐"고 말해 지금은 공천에서 친이계 파워에 밀리고 있지만 7월 전당대회에서 자파계 의원을 통한 당권장악에 나설 것이고 당권을 장악하게 되면 청와대와의 관계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드라마는 친박계 의원들의 공천배제와 살생부가 제목이지만 12일 정몽준 최고위원이 7월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언급했고,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앞서 토의종군을 선언한 이재오 의원의 당대표론을 꺼내들어 벌써부터´총선 이후 한나라당 실권´을 두고 계파간 다툼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서청원 전 대표는 13일 <데일리안>과 전화인터뷰에서 "이번에 자기(박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로 멀쩡한 사람이 보복당하고 자기 때문에 정치적 생명이 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도 박 전 대표가 탈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는 죽어가는 한나라당을 살려놓은 사람이고 대표를 지내면서 17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박 전 대표가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그 누구도 확신해서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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