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실현될까…靑 기대감 속 신중론

靑 "北, 대화 여지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줘"

"신중한 자세로 가야…남북미 신뢰 쌓여야 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선중앙TV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대한 기대도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24일 담화를 통해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다음 날인 25일 또 담화를 내고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이 비로소 북남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종전선언 △남북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공정성을 잃은 이중기준과 대조선 적대시정책, 온갖 편견과 신뢰를 파괴하는 적대적 언동과 같은 모든 불씨들을 제거하기 위한 남조선당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실천으로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고 명시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에도 청와대는 변수가 많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한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통신선을 차단했다. 북한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도 발사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적대시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건 김 부부장 담화문과 관련, "과거에 비해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공정하게 이해하고 접근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과거 보다 대화 의지를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수석은 김 부부장이 지난 25일 담화문을 '개인 견해'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 "개인 견해를 강조한 건 거의 처음이다. 북한도 유동적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북한이 제안했다고 하더라도, 북미 관계나 남북 관계에서 북한이 원하는 대로 추진이 안 될 수 있는데, 유동적 상황이라고 표현한다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서 그렇게 여유를 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박 수석은 "한반도 평화는 남북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비핵화 협상이라고 하는 북미 관계도 한 트랙이 엄연히 존재하고, 이 두 트랙은 다른 트랙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굉장히 연결돼 있다"며 "정상회담까지 거론하기보다는 신중하게,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바라는 것은 남북 관계 개선도 개선이지만 미국과의 대화가 어떻게 될 것이냐라고 하는 것, 미국이 어떤 것들을 제안해 줄 것이냐 하는 여기에 동시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너무 반색하고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신중한 자세로, 돌다리를 두드리는 마음으로 가야 된다. 설사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스케줄 도달 못한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남북미 신뢰 쌓여야 한다"고 했다.

박 수석은 '남북정상회담 추진이 대선용 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이런 중대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기획할 일은 없다"며 "우리는 평화라는 강 너머에 도달하기 위해 이제 통신선 복원이라고 하는 작은 징검다리 하나를 겨우 놓았었고 그것이 한미연합훈련이라는 암초를 또 만나서 그걸 해결하다 보니 그 징검다리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아주 첫 입구에 있는 단계"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