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운 "국가발전,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

입력 2008.03.10 11:35  수정

<인터뷰> "발전연, 처음부터 이 대통령 위해 만든 모임은 아니었다"

"시장경제가 곧 민주주의 이해해야" 경기 부천 오정서 설욕전 각오

한나라당 박종운 경기 부천 오정 후보가 9일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 중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동안이 ‘국가발전전략’을 연구해온 시기였다면 이제는 실천할 때다.”

오는 ´4.9총선´에서 경기 부천 오정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박종운 후보(47)의 말이다.

박 후보는 9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 살리기´와 ´선진화´가 목표인 이명박 새 정부에 대한 바람과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 등을 소상히 털어놨다.

박 후보는 앞서 당내 ‘친이(親李)’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연구모임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발전연’)의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 기간엔 이 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서 발로 현장을 뛰며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조한 인물.

그러나 정작 박 후보 본인은 자신이 몸담았던 ‘발전연’이 마치 이 대통령의 ‘당내 친위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대해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흐름에 부합하는 인물이 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파트너’로서 함께하게 된 것이지 처음부터 이 대통령을 위해 조직된 것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 박종운 경기 부천 오정 후보.
지난 2004년 한나라당의 총선 참패 이후 ‘이대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고, 또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당시 ‘비주류’에 속했던 김문수(현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을 중심으로 모임이 시작됐다는 것.

굳이 따지자면, 이재오 의원이야 한나라당 소속 서울특별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지만, 김문수 현 경기지사는 손학규 현 통합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였기에 기존의 당내 ‘계파’ 모임과는 그 성격이 달랐다는 얘기다.

이후 발전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건설’ 공약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계획 등에 맞서 ‘수도이전 반대’ ‘수도분할 반대’ 운동의 선봉에 서면서 이 대통령과는 그 뜻을 계속 같이 했지만, 손 대표는 ‘수도분할 반대’ 입장을 철회해 자연 발전연과 멀어지게 됐다는 게 박 후보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손 전 지사가 당내 대권 경쟁 과정에서 결국 한나라당을 탈당하게 된 것과 관련, “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당시 ‘수도분할 반대’에 대한 입장을 철회한 게 당내 지지 기반을 상실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끈 대표적 ‘386세대’ 중 한 명인 박 후보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인해 원치 않는 ‘유명세’를 탔다.

당시 박 후보의 서울대 후배로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씨는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였던 박 후보의 소재 파악을 이유로 관계 당국에 의해 불법 연행됐다가 구타와 고문으로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은 그해 6월 민주화항쟁의 도화선이 됐으나, 박 후보의 가슴 속 한 켠엔 늘 풀리지 못하는 ‘한(恨)’으로 남았다.

특히 박 후보가 지난 2000년 당시 이회창 총재(현 자유선진당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에 입당, 정계에 진출하면서부터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함께한 ‘동지’들로부터의 비판 또한 거셌다.

한나라당 박종운 경기 부천 오정 후보.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좌파적 사고’로만 보면 내가 어떻게 한나라당과 함께할 수 있냐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곧 민주주의’임을 이해한다면 내가 시장경제에 가장 친화적인 한나라당에 들어와 정치를 하는 것 또한 일관된 민주주의의 길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에게 가장 잘 봉사할 수 있는 정치인과 정당이 선거를 통해 선택받듯이,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가장 좋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선택된다는 설명.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수요 억제’ 정책과 같은 ‘좌파적 통제 경제’는 결국 민(民)이 원하는 것을 억제하는 ‘반(反)민주적’ 발상”이라면서 “소비자를 위한 것, 국민을 위한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 전두환 정권과 싸울 때만을 생각하고, 또 그런 이유에서 한나라당에 들어간 사람들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사고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박종철, 그의 눈동자는 항상 내 마음 속에 살아 있다”며 “그의 민주화 정신을 기리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바로 자유시장경제다. 민주화를 되물리고 독재 시대로 가겠다는 게 아니라, 편협한 좌파적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소비자 민주주의’를 이뤄야 한다는 것임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앞서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증설’ 운동 등에 적극 담하며 수도권 지역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해소하는데 역점을 둬왔다.

그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결국 대기업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흔히 결과만을 놓고 ‘대기업과 부자만 위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삼성·현대 등도 과거엔 모두 중소기업이었다. 소비자, 즉 국민을 위해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봉사한 기업이 결국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며 “결과적으로 기업이 잘 돼야 소비자(국민)도 잘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인이야말로 ‘애국자’다. 진정 소비자(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한나라당 박종운 경기 부천 오정 후보.

박 후보가 출마한 부천 오정 지역은 현재 통합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지역구로, 박 후보는 지난 총선 패배에 이어 원 의원에 대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인근에 위치한 김포공항에 따른 지역 내 고도제한을 완화해 아파트 단지 등 ‘뉴타운’을 추진하는 것을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기존 공단 재개발 및 △첨단산업단지와 물류유통단지 유치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과 소사~대곡 간 전철의 적시 추진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젠 우리가 그간 ‘발전연’을 통해 연구하고 주장해온 것들을 실천해가는 게 남았다. 이명박 정부와 함께 경제를 살리고 국민 삶의 수준을 높이는데 힘을 다하겠다”고 총선에 임하는 포부를 거듭 다졌다.

"내심 이명박 대통령이 보다 더 잘해주길 바라지만 우리는 우리가 처한 곳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정부 출범 초 장관 인사 파동 등으로 인해 여러가지 우여곡절과 혼선을 겪고 있지만 큰 방향에선 국민의 뜻에 반하지 않는 일상적 여론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의 선장으로서 이 대통령이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박 후보는 과거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 만난 부인 강희경씨(47)와의 사이에 준기(16), 서영(15)군 등 2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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