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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①] 5천만원 출자해 3년간 577억 배당…화천대유 특혜 있었나


입력 2021.09.16 00:30 수정 2021.09.16 07:10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신생업체 화천대유, 1조원 규모 프로젝트에 참여

출자금 5천만원으로 고배당…특혜 의혹 제기돼

화천대유 실소유주와 이재명 특수관계 의심점도

김부겸, 민간 투자자 차익에 "상식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이른바 '대장동 의혹'이 대선판을 흔들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라는 신생 업체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게 골자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 대장동 일대 91만여㎡(약 27만8000평) 부지에 5903가구를 조성하는 1조1500억원 규모의 공영개발 사업이다. 대장동은 판교와 가까워 수도권의 알짜배기 땅으로 꼽힌다.


2004년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로 추진했으나 금융위기 등으로 무산된 것을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 지사가 "민간특혜를 막고 사업 이익을 환수해 시민에 돌려주겠다"며 공영개발로 재추진했다.


이를 위해 2015년 7월 성남도시개발공사,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이 설립됐다. 성남시가 공영개발을 결정했지만 1조원이 넘는 토지매입비를 조달할 수 없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성남시 이익을 보장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선정한 것이다.


'성남의뜰' 지분은 크게 '보통주'(SK증권, 화천대유)와 '우선주'(나머지)로 나뉜다.


지분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주와 보통주를 합해서 성남도시개발공사(50.0%), KEB하나은행(14.0%),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0%), SK증권(6.0%), 하나자산신탁(5.0%), 화천대유(1.0%) 순이다.


야당과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는 대목이 바로 '화천대유'라는 회사다.


출자금 5000만원으로 '성남의뜰' 1% 지분을 보유한 이 업체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577억원의 고배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 2019년 270억원, 2020년 206억원, 2021년 100억원이다.


그리고 SK증권은 346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성남의뜰이 3년간 배당한 총 5903억원 가운데 4073억원이 민간 2곳의 보통주 회사에 들어간 셈이다.


반면 성남의뜰 지분의 50%를 보유한 대주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9년 1820억원을 배당받은 이후 2020년에는 배당을 받지 않았고, 올해는 8억원만 배당을 받았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화천대유는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관련 민간 사업자 공모를 냈던 2015년 2월 13일로부터 일주일 전인 2월 6일 설립됐다. 공모가 나오기 겨우 일주일 전에 만들어진 영세 업체가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배경 역시 석연치 않다며 야당은 '특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화천대유는 언론인 출신 A씨가 지분을 100% 소유했는데, 사업자 공모 7개월 전인 2014년 7월 기자 신분으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지사를 인터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지사와의 연결고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당시 공모 업무를 담당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이재명 지사 취임 직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된 데 이어 최근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SK증권이 수령한 배당금 상당분도 실제로는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A씨와 그가 모집한 투자자 6명에게 돌아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7명은 SK증권 특정금전신탁(고객이 맡긴 돈을 채권, 기업어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을 통해 '성남의뜰' 보통주를 추가 획득했다. 개인 이름이 아닌 법인 '천화동인 1~7호' 형식을 빌렸다. 그러나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고, '2~7'호는 투자자 6명이 실소유주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받아간 배당금을 모두 합하면 4000억원에 달한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때 야당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지사의 아들이 부당취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재명 지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화천대유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 매출액은 2017년 18억원에서, 지난해 697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3년 사이 매출이 6952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16억원 적자에서 2020년 1479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직원은 16명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화천대유가 5000만원의 출자금을 들여 3년간 577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가 1000배 넘는 수익을 거뒀다는 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지개발이익을 공공으로 환수해 성남시민에게 이익을 배분하겠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민간 투자자들이 막대한 차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조차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의 질의에 "조금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해, '유능'과 '청렴'을 내세웠던 이재명 지사로서는 악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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