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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데 물이 안 새?”…삼성 개발자가 말하는 폴더블폰 ‘방수’ 비결


입력 2021.08.12 06:00 수정 2021.08.11 21:32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IPX8 등급 첫 적용…힌지에 물 유입돼도 방수 구현

구멍 뚫어 ‘부식’ 막고 신규 개발한 ‘특정 용액’ 도포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삼성전자

기기 구조상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폴더블 스마트폰 방수 성능이 3세대 만에 구현됐다.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IPX8 등급 방수를 지원한다. 수심 1.5m 담수에서 최대 30분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접히는 부분인 힌지(경첩)에 물이 들어가면 제품이 금세 고장 날 것 같지만, 삼성전자는 힌지에 물이 유입돼도 방수 성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폴더블폰 방수가 가능해지려면 어떤 기술이 적용돼야 할까.

물 샐 곳 많은 폴더블폰…방수 ‘검증’부터 어려워

최원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기구개발그룹 프로는 “폴더블폰은 기존 바(bar·막대) 형태 스마트폰이 두 개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바 형태의 두 곳에서 각각 방수를 처리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지만, 문제는 힌지였다.


그는 “힌지를 지나가는 배선이 있는데 이곳은 물이 유입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며 “접었다 펼치면서 실제 움직이는 부위에 방수를 해야 해 어려움이 있었고, 물이 유입돼도 방수 성능을 구현하는 게 폴더블폰 방수의 핵심이었다”라고 말했다.


강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기구개발 프로도 “바 타입 휴대폰은 전후면 모두 단단한 글라스나 플라스틱으로 구성됐고 움직임이 없다 보니 물 샐 틈 없이 막아줄 수 있는 구조만 적용하면 방수가 된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3 방수 적용을 위해 위쪽과 아래쪽이 각각 방수가 되도록 구조설계를 했다.


강 프로는 “위쪽과 아래쪽을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연성회로기판(FPCB)을 방수 처리하는 게 중요했는데 이를 위해 내부에 홀(구멍)을 뚫었다”며 “물이 내부로 들어오게 하고 그 홀의 측면을 고무로 막아준 뒤에 이번에 신규 개발한 특정 용액을 남은 틈새로 메워줄 수 있도록 도포했다”고 했다.


힌지는 물에 닿아도 부식되지 않도록 내부에 별도 방청(防錆·금속의 표면이 녹이 스는 것을 막음) 처리를 하고 물에 강한 구리스를 적용했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삼성전자
역대 가장 튼튼한 ‘아머 알루미늄’으로 내구성 강화

방수는 ‘검증’ 자체부터 쉽지 않았다. 어디서 물이 새는지 알아야 하는데 스피커·마이크·심 트레이·USB·백글라스·전면 틈 등 물이 샐 곳이 많이 때문이다.


강 프로는 “제품을 보면 실제로 홈이나 틈이 별로 없다”며 “측면 아래쪽 USB 단자와 스피커, 마이크 구멍 정도가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볼 수 있는 구멍의 전부인데 보이는 면보다 내부에 더 많은 홀들과 방수가 이뤄져야 하는 구조물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을 얇게 만드는 과정에서 부품 모듈 크기가 작아졌고 한정된 공간 내에서 방수를 구현하는 구조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그는 “안 되는 이유를 찾기는 너무 쉽지만 우리는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머리를 모아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마리를 풀었지만 개선하는 과정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방수 성능 외에도 이번 제품에는 역대 가장 튼튼한 스마트폰 알루미늄 소재인 ‘아머 알루미늄’과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 강화 유리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황창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CMF랩 프로는 “갤럭시Z폴드3는 가볍고 얇은 제품 구현이 가장 중요했다”며 “외부 충격에도 변형되지 않는 소재가 필요했고 알루미늄의 물성을 높여 내구성을 올릴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아머 알루미늄은 모바일에서 쓰이는 알루미늄 중 가장 강한 소재다. 기존 알루미늄보다 강도와 경도를 높여 외부 충격에서 휘거나 변형되지 않도록 했다.


아머 알루미늄은 갤럭시Z폴드3 외장 테두리와 힌지를 감싸는 하우징 등 세 부분에 적용됐다. 그는 “강도를 올리기 위해 여러 금속을 첨가했다”며 “원소 함량과 사이즈 등 강도를 보강할 수 있도록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삼성전자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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