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물놀이, 하천과 계곡이 훨씬 위험하다…"반드시 구명조끼 착용"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입력 2021.07.21 01:20  수정 2021.07.20 12:20

최근 5년 간 물놀이 인명사고 하천 42.4%…계곡이 그 뒤 이어

전문가 "집중호우로 금방 물 불어나 사고위험 항상 커…안전요원 충원도 시급"

"안전사고 발생시 119 즉시 신고가 가장 중요…의식·호흡 없으면 심폐소생술 실시"

지난달 19일 국립울산수목원이 있는 울주군 대운산 계곡이 물놀이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계획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해마다 물놀이 사고는 반복되고 있는데, 특히 낮은 수심 탓에 방심할 수 있는 하천 및 계곡에서의 안전사고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물놀이 사고는 전체기간 중 여름철인 7~8월 사이에 66%가 발생했고, 하천과 계곡 물놀이 사고 사망자가 바닷가와 해수욕장보다 많았다. 지난 5년간 물놀이 사고로 숨진 인원은 총 158명으로 하천에서 물놀이하다 숨진 인원은 67명으로 42.4%를 차지했다. 이어 계곡(33명), 갯벌 등 바닷가(32명), 해수욕장(25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남양주시의 한 계곡으로 휴가 갈 계획을 세운 이모(28) 씨는 "바다에 비해 접근성이 좋은 계곡을 이번 여름 피서지로 정했다"며 "사람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해수욕장 보다 여유롭게 시원한 계곡을 즐길 수 있고 우거진 숲까지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계곡은 수심 가늠이 잘 안 돼 위험했던 순간들이 많았다"며 "수심이 깊은 곳은 미리 표시를 해두고 통제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나는 안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대신 물놀이 전에 안전 수칙을 미리 공부하는 등 스스로의 의식 변화도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강원도 인제의 한 계곡으로 미리 휴가를 다녀온 양모(25) 씨는 "계곡에 자주 놀러 가는 편인데 아무래도 숲이 우거져 그늘이 많다 보니 돌이나 바닥에 이끼 등이 자주 낀다"며 "이끼를 보지 못하고 미끄러져 다칠 뻔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어 "주기적으로 보트를 타고 다니며 안전 사항을 확인하는 안전요원이 있는 해수욕장과 비교하면 계곡에는 안전요원이 없는 편"이라며 "또한 계곡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노는 곳이다 보니 안전사고 발생 시 바로 확인하고 구조할 수 없는 점이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수상구조대 훈련 모습 ⓒ경기도 제공

전문가들은 하천 및 계곡의 안전요원 인력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 개인 스스로도 안전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용 한국교통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추정컨대 하천 및 계곡에서 안전사고 발생이 많은 원인은 안전 요원들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집중호우로 물이 금방 불어나는 하천 및 계곡의 특징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며 긴 로프에 페트병·구명조끼 등을 묶어 만일에 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주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는 수영장과 해수욕장 외의 장소에서 '수영'을 아예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특히, 수심이 깊거나 안전요원이 없는 장소에서는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고 수영을 할 때는 어떤 상황에서도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물놀이 안전사고 발생 시 119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119의 안내에 따라 물에 빠진 사람이 의식과 호흡이 모두 없는 상태라면 구급대 도착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면 안전한 장소에서 '회복 자세(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도 벌써 400여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온열질환자 436명이 신고됐고, 이 가운데 열사병으로 사망 추정되는 사람이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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