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표, '정청래 vs 박찬대' 친명 구도에
당원들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는 격"
"박찬대 지지" 성명서에 與강성파 '발끈'
朴, 출마 고민 지속…鄭 "누가되든 좋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막이 올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정청래 의원이 처음 출사표를 던졌고,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았던 박찬대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핵심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두 사람의 맞대결이 예상되지만, 후보 등록에 앞서 경쟁부터 과열되는 형국이라 당원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차기 당 대표와 공석인 최고위원 자리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오는 8월 2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후보자 등록은 7월 10일까지다. 만약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15일 예비 경선을 진행하지만, 대결 구도는 이미 두 사람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5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박 의원도 지난 12일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사실상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당권 경쟁 구도가 정해지기 전부터 드러난 친명 내부의 공개적 대립 양상이다. 이 같은 포문은 강성파인 양문석 의원이 열었다. 양 의원은 지난 15일 정 의원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느 의원이 내게 '형답지 않게 왜 정청래와?'라고 하더라"며 "언제부터 정청래는 우리도 아니고 동지도 아니고 '불가촉정치인으로 취급했냐"고 쏘아붙였다.
당원들 사이 특정 후보 지지 성명서가 공유되는 상황도 당내 대립의 원인 중 하나다. 실제 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직후 '박찬대를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추천한다'라는 제목의 온라인 성명서가 당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성명서엔 '이재명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지원할 당 대표 적임자는 박찬대'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안전장치: 박찬대 대표일 때 안심할 수 있다'는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와 관련, 양 의원은 "대통령 당선 이후 2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우리는 없어지고 한 방향을 향해 같이 달려온 지지자들 사이에 격렬한 비난만 난무하고, 서로 배제의 언어가 오가는 상황이 어제오늘의 현상"이라며 이런 현상이 더 격렬해질 것 같은데 이러면 누가 좋아하고 누구에게 유리하겠냐"고 했다.
양 의원과 같은 강성파로 꼽히는 최민희 의원도 정 의원 엄호에 나섰다. 최 의원은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 '최민희입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 의원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이재명 대통령을 지켰던 핵심 멤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내대표가 아마도 당 대표에 출마할 것 같다"며 "비난하지 말고 각자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과 매력을 적극 홍보하면 좋겠다"고 했다.
당원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정 의원과 박 의원의 대결구도 조짐에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와 같은 문제" "두 사람 중 누가 되든 당을 잘 이끌 거라 믿는다" "당원들 어질어질하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또 풀어야 한다"는 등의 게시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처럼 격해지는 당권 경쟁에 당원 간 대립이 불거졌고, 민주당 의원들까지 등판하자 정 의원이 직접 중재에 나섰다. 그는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의원이) 나오게 되면 (나는) '박찬대가 당 대표 돼도 상관없다'고 하고, 박 의원은 '정청래가 당 대표가 돼도 상관없다'는 관점 하에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친명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소위 '찬대파' '청래파'가 나뉘는 형국"이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미지의 박 의원, '법사위 칼잡이' 이미지의 정 의원 각각의 당내 입지와 당원들에 심어진 인식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8·2 전당대회의 본격적인 지역 순회 경선은 △7월 19일 충청 △20일 영남 △26일 호남 △27일 수도권·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등 5개 권역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전임 대표인 이 대통령이 대선 출마로 지난 4월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된 보궐선거다. 이에 따라 신임 당 대표의 임기는 이 대통령의 당 대표직 임기였던 내년 8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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