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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왜 ‘플레이스 광고’를 만들었을까


입력 2021.06.18 15:01 수정 2021.06.18 16:03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파워링크’보다 저렴한 광고로 다양한 소상공인 상위 노출 기회

‘소상공인-이용자-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 구축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 노출 대상.ⓒ네이버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 노출 대상.ⓒ네이버

네이버 PC 검색창에 ‘강남역 맛집’을 치면 ‘플레이스’ 영역에 식당 6개가 나란히 등장한다. 새로운 식당을 추천받고 싶은데도 매번 비슷한 업체만 상위에 노출되고 진짜 맛집인지 광고인지 의심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의심과 달리 그동안 이 영역에는 광고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절대적 상위 노출이라는 개념이 없고 거리순, 리뷰 개수, 입력 정보 등에 따라 상위에 노출되는 가게가 정해지는 다소 복잡한 구조였다.


그러다 보니 가게 주인들은 매출과 직결되는 네이버 검색창 상위에 노출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이런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네이버의 알고리즘을 꿰고 있어 상위 노출을 대신해 줄 수 있다”는 거짓말로 광고비를 취하는 악덕 대행사가 엉뚱하게 돈을 벌기도 했다. 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 피해로 이어졌다.


네이버가 이달 28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플레이스 광고’가 도입되면 이러한 피해가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 ‘파워링크’를 통해 거액의 광고비를 들여 상위 노출을 유지해오던 큰 규모의 사업자들뿐 아니라 영세 소상공인(SME)도 적은 광고비로 검색 화면 상위에 노출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네이버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네이버
하루 광고비 2만원 제한으로 ‘알박기’ 사전 방지

언뜻 보면 새로운 광고가 생겨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상품 구성을 뜯어보면 오히려 기존 파워링크 광고와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하고 합리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파워링크 광고는 최소 5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비딩(입찰)을 해야 하는 구조다. 금액 제한이 없어 광고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는 엄두도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반면 플레이스 광고는 최소 5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만 입찰 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금액을 대폭 낮췄다. 한 사업자당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도 하루 최대 2만원으로 제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광고의 큰 특징은 한 사업자당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를 하루 최대 2만원으로 제한하고 순위경쟁 없이 균등하게 광고가 노출되는 ‘균등형’ 광고방식을 적용해 지역 SME가 광고비 부담 없이 상단에서 광고를 노출하고 더 많은 잠재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릭이 일어난 횟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CPC) 상품이어서 ‘알박기’를 막기 위해 금액 상한선을 설정한 것이다. 5000원으로 최대 입찰가를 정해도 4번 클릭만으로 하루 한도인 2만원을 모두 채우기 때문에 사업자 간 광고 경쟁이 과열될 우려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노출 순위 결정 방식은 키워드별 경쟁 상황에 따라 광고 노출 방식과 과금액이 달라진다. 노출 가능 광고 수가 10개 이상인 키워드의 경우, 네이버 통합검색 화면에 노출될 때는 광고주가 입찰한 금액이 반영돼 순위가 결정된다. 과금도 차순위 입찰가를 반영해 과금되는 구조다.


다만 노출 가능 광고 수가 10개 이상인 키워드일지라도 플레이스와 지도 페이지에서는 입찰가와 관계없이 광고가 균등하게 랜덤 노출되며 클릭 시 일괄 50원 최저가 금액으로 과금된다. 노출 가능 광고 수가 10개 미만인 키워드는 지면과 관계없이 광고가 균등하게 랜덤 노출되며 클릭 시 일괄 50원 최저가 금액으로 과금된다.


이용자들이 광고인지 일반 정보인지 헷갈리지 않도록 광고는 광고라고 별도 표기된다. 단순 검색 결과 노출 시에는 광고비가 지출되지 않고, 이용자가 더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광고를 눌러 스마트 플레이스 페이지로 진입하거나 ‘전화’, ‘예약’ 아이콘을 클릭했을 때만 과금할 예정이다. ‘길찾기’나 ‘공유하기’ 아이콘 클릭은 과금하지 않는다.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 노출 형태.ⓒ네이버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 노출 형태.ⓒ네이버
광고비 수익보다 ‘SME 지원·플랫폼 경쟁력 강화’ 노려

김지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광고는 보통 경매에 따라 노출되는 곳과 가격이 달라지는데 이 상품은 노출이 되는 페이지에 여러 업체가 전부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노출이 가능한 구조라는 게 특징”이라며 “금액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특정 금액 이상 비딩을 한 광고주라면 누구나 노출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광고는 수익성을 쫓기 보다는 SME 지원에 초점을 맞춘 형태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네이버 플레이스 영역은 원래대로 경매를 통해 광고를 붙이면 훨씬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매출이 높은 지역의 유명 업체가 차지하고 있을수록 훨씬 많은 광고비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2만원의 광고비가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큰 금액일 수 있지만 노출 시간대, 타깃 등을 적절히 설정하면 큰 가게와 광고비로 경쟁할 필요 없이 몇 배의 효과를 누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네이버의 이 같은 광고 정책을 ‘선순환 구조를 통한 포털 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라고 분석했다.


더 많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게 되고, 네이버는 광고비 이익을 얻으면서도 데이터를 쌓고 검색 품질을 고도화해 더 많은 이용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국 유저들이 많이 활동해야 플랫폼으로써의 가치도 생기기 때문에 네이버가 활용성 강화 측면에서 이 광고를 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장기적으로 지역 SME의 작은 가게가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계속 살아남고 활동하면서 선순환 작용을 일으키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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