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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號 출범] 신주류의 당권 접수…최고위 운영은 어떻게


입력 2021.06.13 04:12 수정 2021.06.13 10:03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준석, 김용태 청년최고위 동반 당선 '기염'

지명직 최고·정책위의장 활용 우군 늘릴듯

의원단 내에서는 여전히 신주류가 소수파

"굉장히 수준높은 정치력 요구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함께 경쟁했던 주호영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함께 경쟁했던 주호영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11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옛 새로운보수당 계열이 당의 신주류로 부상하게 됐다. 신주류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기세를 올렸지만, 의원단 내에서는 소수파이기 때문에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 시험대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는 본인 뿐만 아니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도 동반 당선을 시켰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직전 마지막 주말에 이준석 대표와 함께 강원도 일정을 소화하는 등 이번 당권 경쟁 과정에서 사실상 이 대표와 한 배를 탔다.


이 덕분에 원외라 불리한 위치에 있는데도 유일한 원내 현역 경쟁자였던 이용 의원을 누르고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새보수당에서 공동청년대표를 맡았던 90년생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향후 최고위 내에서 같은 새보수당 출신인 85년생 이준석 대표의 든든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접수한 신주류는 정원 9명인 최고위 내에서도 4명까지는 무난히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출직인 이준석 대표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외에 당헌 제31조 2항 5호에 따라 이 대표가 최고위원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또, 당헌 제68조 3항에 따라 정책위의장도 이 대표가 임명할 수 있다.


최고위원 지명에는 최고위와의 협의가, 정책위의장 임명에는 원내대표와의 협의 및 의원총회의 추인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합의가 아닌 협의이기 때문에 당대표가 임명권을 행사하기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 대표와 김 청년최고위원을 포함해 9명 중 4명까지는 무난히 신주류가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6·11 전당대회에서 함께 선출된 나머지 최고위원 중에서는 딱히 새보수당계 신주류로 분류할만한 인사가 없다. 국민의힘 의원단 구성도 현재로서는 신주류가 소수파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와 정치적 동지 관계라고 할만한 신주류를 아직 명확히 구분 짓기는 어렵지만, 전당대회 직전이었던 지난 4월 30일에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유의동 의원을 찍은 의원은 당 소속 의원 101명 중에서 17명이었다.


의원단 내에서 훨씬 우군이 많았던 홍준표 대표와 황교안 대표도 원외 당대표로서 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홍 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 1차에서 과반 득표로 끝낼 정도로 의원단 내의 우군을 확보했으나, 이주영·나경원·유기준·정우택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구당중진연석회의를 결성하는 등 비주류 활동에 나서면서 구심력이 붕괴됐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직전에는 의원총회를 서둘러 산회하려 한 홍 대표가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하자 "내가 원외라 무시하는 것이냐"며 "2년 뒤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돌아오겠다"고 하는 일까지 있었다.


황교안 대표가 1년의 임기 동안 사무총장을 세 명이나 개임(改任)하고, 임기 막판 극한 투쟁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나경원 원내대표 '찍어내기' 논란에 휘말렸던 것도 당 운영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다.


이준석 대표는 일단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여성 인사를 생각해둔 인물이 있다며,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또, 수석대변인과 대표비서실장을 시작으로 당직 인선 과정에 돌입했다.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황보승희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경선 룰 결정 과정에서 여론조사의 2030 세대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긴급 의원총회 소집 요구를 하고 나섰던 적이 있다. 대표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서범수 의원은 울산 울주가 지역구라 김기현 원내대표와도 긴밀하지만, 성향은 개혁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의 당직 인선 첫 모습을 지켜본 당 안팎의 평가는 조심스럽다. 향후 사무총장이나 정책위의장·여의도연구원장 등의 당직 인선이 윤곽을 드러내야 보다 뚜렷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바람'을 타고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지금 기세가 정점에 있지만,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는 굉장히 수준높은 정치력이 요구될 수 있다"며 "정치는 머리나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는 말처럼, 당내 의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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