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합당론 재부상하는데…국민의힘-개혁신당, 보수 연대는 언제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1.03 05:00  수정 2026.1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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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조희대 탄핵' 저지 공조 러브콜

"실무 논의 없어"…국민의힘, 사실상 연대 거부

'지선 참패' 개혁신당, 영향력 감소가 연대 발목

'보수 통합' 불지핀 오세훈 역할론이 관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접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범여권의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맞서 개혁신당이 국민의힘에 공동 투쟁을 제안했지만, 보수 연대를 둘러싼 양당의 입장 차이로 실제 공조나 통합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개혁신당의 세가 약화된 점을 들어 공조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반면, 개혁신당은 당 대 당 연대 이상의 합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안이 발의되기라도 한다면 탄핵에 동조하지 않는 그 어느 세력과도 연대를 해서 반드시 거친 투쟁이라도 불사하고 막아서겠다"며 "의석수가 부족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감을 불러일으키기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민의힘을 향해 범여권이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야권이 공동 행동을 통해 저지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 초석이 될 수 있었던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공조가 실패로 끝난 이후, 개혁신당이 손을 내민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범여권의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사법부 흔들기'에 맞서기 위해선 여론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개혁신당도 국민의힘 독자 노선으로 대응하기보단 '범야권' 차원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맞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공동 행동'을 제안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사법부 흔들기에 범야권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공동 행동을 위한 실무적 논의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당초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가 이뤄졌던 '쌍특검' 공조는 합의까지 이뤄졌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류로 개혁신당에 고지 없이 단식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공동 투쟁은 불발된 바 있다.


양당이 공조 실패를 두고 갈등까진 벌이지 않은 탓에 연대의 끈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지방선거 이후 양당 분위기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개혁신당이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역·기초의원 등의 전국 선거구에 후보를 냈지만 기초의원 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3지대 정당으로서 존재감 부각에 실패하면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개혁신당과 연대하는 것에 대한 손익계산서를 따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저항 공동 행동 제안에 대해선 실무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개혁신당과 공조하더라도 사실상 2~3명 인원이 늘어나는 것밖에 효과가 없고, 당과 원내 차원에서 여러 투쟁에 나서는 상황 속에서 개혁신당과 공조를 할 만한 정신도 개혁신당이 가진 영향력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개혁신당의 경우 창당 주역인 이준석 의원의 영향력이 큰 정당인 탓에 당의 지방선거 참패가 이 의원 브랜드 파워 감소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그러다 보니, 사실상 23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양당이 소위 합을 맞추는 과정인 '공조'가 시너지가 나기 어렵다고 국민의힘은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까 싶은데, 젊은 나이인데도 현재 입지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며 "향후 개혁신당과 통합 문제도 쉽게 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흡수 통합이라면 모를까 분명히 지분을 요구할 텐데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6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연대에 대한 인식 차이도 걸림돌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연대가 향후 통합을 위한 발판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물론 흡수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향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결론을 내야 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범여권에 맞서기 위해 '보수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합당은 별개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양당이 연대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는 탓에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실상 사법리스크를 털어내면서, '보수 통합론'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오 시장과 이 의원은 오랜 인연으로 평가되는 만큼, 양당의 연대·통합에 오 시장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와 이 의원도 오 시장 무죄를 기점으로 '보수 통합'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양당 연대에 대해선 거리를 두고 있다. 연대 논의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신경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전날 MBN 방송에 출연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를 계기로 통합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혁신당과의 합당·연대에 대해선 "각자의 가치와 방향을 가지고 싸워 나가다 보면 한길로 모일 때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건 당원"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 의원은 오 시장이 '통합' 기조를 가져 가는 것이 맞자고 판단하면서도, 국민의힘과의 연대에 대해선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보수 정당끼리 뭉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21대 총선에서 대패한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연대 안 하면 죽이겠다'라는 상황이 아닌가"라면서 "제가 봤을 때 (미래통합당 때보다) 조건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총선 낙관론부터 시작해서 아무것도 잘한 게 없는데 '이재명이 무너진다' '우리가 잘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야권 연대를 하자는 것은, 이미 이 게임을 우리는 해봤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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