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보 범위 아직 '안갯속'
미래대응기금 최대 격전지
지방재정 놓고 절충 여지
합의 불발 땐 '독주' 부담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정부의 821조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 사수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이 최소 30조원 삭감을 예고하면서 여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구체적인 양보 범위는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핵심 국정과제 예산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여당 주도의 예산안 처리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낭비가 우려된다면 심사로 바로잡고, 기금 운용에 보완이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며 "민생 지원과 미래 투자가 제때 이뤄지도록 법정기한 내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을 비롯한 정부 예산안에 대규모 삭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대응기금을 "무책임한 극단주의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비판하며 정부 예산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정부 예산안에서 158개 문제 사업을 확인했다며 100대 문제 사업을 중심으로 최소 30조원 이상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을 국채 상환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장 구체적인 감액 규모를 정하기보다 여야 협의를 통해 쟁점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무엇을 넣고 빼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할 수 있는 단계가 됐으니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단 최대한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내에서는 지방재정 문제 등을 중심으로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을 변경해 지방정부에 돌아갈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돌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지방정부의 불만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미래대응기금 안의 지방 계정 등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지역에 더 많이 돌아가게 하거나 기금 운용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주던 교부세를 주지 않기로 했다는 점 자체는 바꾸지 않고도 협상이 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예산 조정안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일반 사업 예산과 달리 대통령 핵심 국정과제와 직결된 예산은 양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이 결렬돼 여당 주도로 예산안을 처리할 경우 민주당이 과거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 국정 운영을 비판했던 만큼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다른 부분에서는 합의가 가능하겠지만 국정과제와 관련돼 있거나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예산에 대해서는 합의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다른 예산의 경우 주고받는 식으로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막판에는 여당 주도로 강행 처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예산까지 강행 처리하면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총선에 대한 부담이 최대의 압박 요인일 것"이라며 "강행 처리를 하더라도 작년 예산 처리 때보다 부담이 더 커지면서 민심 눈치 보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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