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교사 국회의원 보좌관 임명…대법 "정치중립 훼손"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11.01 17:13  수정 2026.11.01 17:13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교사 승소한 원심 파기…서울고법서 다시 심리

"교원 정치행위 금지, 학교·근무시간 한정 안 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뉴시스

사립학교 교사가 휴직 중이더라도 교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교사와 정치활동을 본연의 업무로 하는 보좌관의 지위는 양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립고 교사 A씨가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명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고용휴직 중이던 2020년 6월 당시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국회 측은 같은 해 10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교원과 이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보좌관의 신분을 동시에 유지할 수 없다며 임명을 취소했다.


사립학교 교원은 복무에 관해 국공립학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아 정당 가입과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 등이 제한된다. 반면 국회의원 보좌관은 4급 상당 별정직 국가공무원이지만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운동 금지 규정은 적용받지 않는다.


A씨는 임명 취소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휴직으로 교육 현장을 떠난 만큼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보좌관으로 임명됐다는 사실만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보좌관의 직무가 교원에게 금지되는 정치적 행위·정치운동과 분리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보좌관으로 일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의 관점에서 양립할 수 없는 지위를 함께 갖는 것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봤다.


휴직해 교육 현장을 떠났다는 이유로 정치활동 제한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짚었다. 대법원은 사립학교 교원에게 금지되는 정치운동이나 정치적 행위가 근무시간이나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경우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법과 법률이 요구하는 정치적 중립 의무가 국공립학교 교원보다 사립학교 교원에게 덜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