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TK 국도 예타, 전남광주의 31%…또 불거진 '차별론'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30 14:10  수정 2026.10.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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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5건 5749억원 그쳐

전남광주 8건 1조8328억 확보

도로보급률, 전남광주보다 열악

4차로는 TK 0건…전남광주 5건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일괄 예비타당성조사 역별 통과 사업비. ⓒ데일리안

국토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대구·경북이 2030년까지 국가 간선도로 투자를 가르는 심사에서 전국 사업비의 6.5%를 받는 데 그쳤다. 면적이 대구·경북의 3분의 2 수준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0.6%를 가져갔다. 면적을 감안하면 두 지역의 도로 사업비 격차는 5배 가까이 벌어진다.


본지가 입수한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일괄 예비타당성조사(500억원 이상) 통과'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획예산처 재정투자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사업은 전국 54개, 8조8928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 권역은 5개 사업, 5749억원으로 8개 권역 중 충북(2998억원) 다음으로 적었다. 전남광주는 8개 사업, 1조8328억원으로 시·도 단위 최대 규모다.


면적 넓고 사람 많고 도로는 부족한데…사업비는 1/3


면적과 나란히 놓으면 불균형이 도드라진다. 국토교통부 지적통계(2025년 말 기준)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을 합친 면적은 1만9928㎢로 국토의 19.8%에 이른다. 전남광주는 1만2865㎢로 12.8%다. 대구·경북이 1.5배 넓지만 도로 사업비는 전남광주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 사업비로 환산하면 전남광주는 약 1억4246만원, 대구·경북은 약 2885만원으로 4.9배 차이가 난다. 대구·경북보다 면적이 좁은 강원(1만6831㎢)도 9895억원을 확보해 ㎢당 약 5879만원을 기록했다. 국도·국지도가 시·군을 잇는 간선도로망이라는 점에서 면적은 배분의 형평성을 따지는 잣대 가운데 하나다.


대구·경북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면적·인구·국도 예타 사업비 비교. ⓒ데일리안

인구와 교통량을 대입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2026년 9월 기준)로 보면 대구·경북은 483만7334명, 전남광주는 315만4398명이다. 1인당 사업비로 환산하면 대구·경북은 약 12만원, 전남광주는 약 58만원으로 4.8배 차이가 난다. 국토교통부 도로 교통량 조사(2024년)에서 경북의 일평균 교통량은 1만2269대로 전남(9022대)보다 36% 많았다.


도로 사정은 오히려 대구·경북이 더 열악하다. 땅 넓이와 인구에 견줘 도로가 얼마나 깔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도로보급률(2025년 말 기준)은 대구 1.62, 경북 1.99로 광주(2.31)와 전남(2.33)보다 낮았다. 수치가 높을수록 도로 여건이 좋다는 뜻인데, 대구는 전국 평균(1.63)에도 못 미쳤다. 경북의 도로포장률은 91.9%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고 포장되지 않은 도로는 1014㎞로 가장 길다. 땅이 넓고 사람과 차량이 더 많은데도 도로가 덜 갖춰진 지역이 사업비는 적게 받은 것이다.


새 길·4차선 확장은 전남광주로…TK는 2차선 개량 위주


격차는 새 길을 내거나 넓히는 사업에서 벌어졌다. 전남광주는 신설 3건(21.6㎞·8281억원)과 확장 3건(42.7㎞·7608억원)이 심사를 통과했다. 도로 용량을 늘리는 데 들어가는 돈이 1조5889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86.7%다. 대구·경북은 달성 논공~하빈과 울릉 사동~도동 신설 2건(10.3㎞·3202억원)이 전부이고 확장 사업은 한 건도 없다. 신설·확장 사업비만 비교하면 약 5배 차이다.


반면 기존 도로의 선형과 안전을 보강하는 개량사업은 대구·경북 3건(25.6㎞·2547억원), 전남광주 2건(27.9㎞·2439억원)으로 비슷했다. 대구·경북은 전체 사업비의 44.3%가 개량에 쏠린 반면 전남광주의 개량 비중은 13.3%에 그쳤다.


덩치 큰 사업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4차로 확장사업인 경주 양남~감포2(1715억원)와 영천 임고 양항~삼매(913억원)는 나란히 탈락했다. 경주 양남~감포2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로 경북 지역 대상 사업 13개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업비가 가장 컸던 영양 수비~울진 온정 개량(2651억원)도 빠졌다. 대구·경북 통과 사업 5건이 모두 2차로 신설·개량으로 채워진 반면 전남광주는 4차로 확장·신설사업 5건이 통과했다.


경북 권역에서 예타 대상에 오른 500억원 이상 13개 사업의 사업비를 모두 합쳐도 1조4800억원이다. 전남광주 한 곳의 통과액보다 적다.


다만 일괄예타는 지역별로 몫을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 단위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 분석과 민간 전문가의 정책성·지역균형발전 평가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대구·경북의 건수 기준 통과율은 38.5%(13개 중 5개)로 전국 평균 38.0%(142개 중 54개)와 비슷했다.


대구·경북 통과 사업은 달성 논공~하빈 국지도 신설(1564억원), 울릉 사동~도동 국지도 신설(1638억원), 포항 청하~죽장(856억원)·안동 풍천~풍산(1119억원) 국지도 개량, 상주 내서~연원 국도 개량(572억원)이다.


본지는 경북 권역 사업의 탈락 사유와 지역 간 사업비 격차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기획예산처와 국토교통부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통화가 닿지 않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는) 특별한 답을 하지 않는다. (각 시·도의) 신청 건을 보고 위원회에서 판단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탈락 사유를 사업별로 설명하지 않고 원론적인 답변만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항의는 하지만 지자체가 항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경북도가 예년에는 (예타에서) 이렇게 빠지지 않았는데 이번은 특별한 케이스다. 관계 부처와 국회를 매주 찾아가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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