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개인정보 국회에 넘긴 통신사…법적 책임은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10.29 12:55  수정 2026.10.29 13:53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국회 요구에 휴대폰 변경 관련 자료 제출

위법 제공 땐 형사처벌·손해배상 가능성

조희대 대법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이동통신 3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휴대전화 기기 변경 정보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가입자 정보를 제공한 통신사의 법적 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의 자료 요구에 응했더라도 정보 제공의 필요성과 허용 범위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조계는 자료 요구가 국정감사 권한을 벗어났다면 이를 근거로 정보를 넘긴 통신사에도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요구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휴대전화 기기 변경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과방위 위원들은 지난 22일 자료를 열람했다. 회신 자료에는 요청 기간 기기를 변경한 내역이 없다는 답변이 담겼다.


자료 요구 범위는 2024년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의 기기 변경 내역으로, 기종과 변경 일자·시간 등을 포함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부터 약 2년간의 기록을 요구한 셈이다.


황 의원과 통신사는 자료 제출의 법적 근거로 국회증언감정법 등을 들었다. 황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 의혹이 제기된 시기에 한정해 국회법과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기록을 확인했다며 조 대법원장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이 휴대전화 회선을 가입한 통신사는 국회증언감정법 제2조 등에 따른 제출이며 통신비밀보호법으로 보호되는 자료는 제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국회증언감정법 제2조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등과 관련해 자료 제출 요구를 받으면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따르도록 정한다. 개인정보보호법도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당사자 동의 없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은 다른 법률에 근거한 제공이라도 정보주체나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면 제한한다. 국정감사법 역시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진행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감사·조사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조 대법원장의 기기 변경 기록이 국정감사 목적과 어떤 관련이 있으며, 그 목적을 위해 필요한 자료였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법제처도 2014년 국가기관이 보유한 영상물 제출에 관한 해석에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할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헌법상 기본권 보호와 개인정보보호법 취지 등에 따른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통신사가 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제공했다면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는 위법한 제3자 제공이나 목적 외 제공 등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한다. 실제 처벌 여부는 제출한 정보와 제공 경위, 고의 등을 따져 판단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거나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개인정보로 규정한다. 조 대법원장을 특정해 회신한 기기 변경 여부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전화번호를 가렸더라도 누구의 기록인지 알 수 있다면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에 따라 위법한 제공으로 손해를 입은 당사자는 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통신사가 당사자 동의 없이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제공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손해배상 책임도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료 제출을 요구하더라도 필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과방위의 업무 범위와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직접 수사하고 기소까지 압박하는 상황을 두고 "삼권분립 침해"라고 비판했다.


과방위가 자료를 요구한 과정에도 이목이 쏠린다. 통신 정책과 관련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의 요구는 통신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료 제출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하거나 불이익을 내세웠다면 요구한 쪽의 법적 책임도 문제 된다.


최 변호사는 "국회가 통신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면 강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변호사도 "국회가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통신사가 가입자 정보를 모두 제공할 수는 없다"며 "수사기관도 자료 확보의 필요성과 범위를 특정하는데 국회가 그런 권한이 있는지, 특히 과방위가 그런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강요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위협 등이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실제로 이런 압박이 있었는지까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