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입'에서 생환한 오세훈…2심 "明 진술 신빙성·증거 부족"

황인욱기자 (devenir@dailian.co.kr), 김남하 기자

입력 2026.10.23 16:30  수정 2026.10.23 16:55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명태균 진술 신빙성 두고 1·2심 엇갈린 판단

2심, 원심 유죄 부분 파기…특검 항소도 기각

"명태균 진술, 사실·추측·과장 구분키 어려워"

吳, 시장직 상실 위기 탈출…사법 리스크 해소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에 처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핵심 쟁점으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과 증거 부족이 지목된다. 명씨 진술의 일부를 믿고 유죄를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 지를 두고 1·2심 판단이 갈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23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의 무죄 부분에 대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의 항소도 기각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5회 송금으로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김건희 특별팀에 의해 기소됐다.


1심은 공소사실 가운데 여론조사 5건과 송금 3회, 2100만원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5건은 오 시장이 조사를 의뢰했거나 김씨가 비용을 대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1심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고 관련 비용을 대납하도록 했다고 봤다. 김씨가 강 전 부시장과 명씨를 알지 못했던 점 등에서 오 시장의 부탁에 따라 여론조사 비용이 지불된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1심은 금융·통신 기록 등을 간접증거로 제시했다. 오 시장 측과 명씨 간 통화 직후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이어 후원자 김씨 계좌에서 명씨 측으로 송금이 이뤄진 금융·통신 기록을 볼 때 김씨가 오 시장 측 요청이나 공모 없이 수천만원을 명씨에게 보낼 이유가 없다고 봤다.


명씨의 진술과 관련해서도 전체를 믿은 것은 아니나, 카카오톡 내역이나 실제 여론조사 시점 등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에 한해 신빙성을 인정했다.


1심 판결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직접적인 증거 없이 명씨 진술과 정황증거만으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보고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녹취록·계약서·서면 지시서 등 직접적인 물증이 없음에도 명씨 진술 등 '간접·정황 증거'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번 사건 항소심의 쟁점은 직접증거 없이 정황 증거인 명씨 진술만으로 유죄를 판결할 수 있느냐로 모아졌다. 즉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명'이라는 형사재판 원칙을 충족했는지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이는 기존 대법원 판례와도 맞닿아 있다. 대법원은 2023년 1월12일 선고한 판결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의 주요 부분을 믿기 어려운 객관적 사정이 드러났다면, 나머지 진술을 신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항소심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했는지, 김씨에게 조사비 대납을 요청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정리했다. 만일 명씨 진술의 중요한 부분을 믿기 어려워 전체 신빙성이 약해졌다면, 나머지 일부를 채택할 때는 그 부분만 신뢰할 충분한 근거나 이를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직접 경험한 사실과 추측·과장을 구분하기 어렵고, 불리한 사항에는 주변적인 설명을 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명씨가 오 시장이 고소 방침을 밝힌 2024년 12월 무렵부터 관련 혐의를 본격적으로 진술한 경위와 오 시장 측에 대한 감정, 명씨 자신의 다른 형사사건에 따른 이해관계도 함께 살펴 본 결과 명씨 진술을 전체적으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도 평가했다.


2021년 3월6일 명씨와 김씨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도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자료로써 살펴봤으나 여론조사 의뢰 경위에 관한 명씨 진술이 녹취록과 맞지 않고, 김씨가 명씨의 연락처를 오 시장이 아닌 강 전 부시장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개별 사실들이 오 시장의 조사 의뢰와 대납 요청을 입증할 만큼 연결됐는지를 따져봤으나 명씨 진술의 신빙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나머지 증거만으로 그 연결을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무죄를 선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로 오 시장은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정치자금법 제57조는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해당 공직에서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던 오 시장은 항소심에서 유죄 판단이 뒤집히면서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특검팀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판단이 남게 되며 무죄가 확정되면 이번 사건으로 인한 공직 상실 우려도 완전히 해소된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검찰과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했다"며 "재판 중에도 결백을 믿고 다시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민 여러분의 믿음에 어긋나지 않게 더욱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