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경찰 조사서 "관심 끌 목적으로 범행…힘없어 보이는 사람 골라"
과거 폭력 전과 다수…전자발찌 부착 명령 후에도 수차례 외출 제한 어겨
범행 당일에는 법무부 보호관찰소 직원과 점심 식사 한 사실 알려져
전문가 "이상동기 범죄 관련 사회 구조적인 원인 있는지 진단해봐야"
지난 13일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이 입점해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3일 발생한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가 과거 잇단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었고 재범 우려가 높아 전자발찌를 찬 상황이었지만 곳곳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발견되며 흉기 난동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이날 오후 인천경찰청에서 피의자 A(59)씨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된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치료받은 병원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병원 측의 신고에 따라 경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신고에 따른 불만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싶어 관심을 끌 목적으로 범행했다"면서도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고, 나보다 힘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으나 살해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가 10명이라고 정정했다.
추가 피해자 1명은 A씨의 흉기 끝이 상의 주머니에 담긴 담뱃갑에 닿아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10명 중 부상자는 8명이고 다른 피해자 1명은 흉기에 옷이 찢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시 국내에서 대형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강력범죄를 사전에 막기 위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피의자가 과거 살인미수 혐의로 복역하고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행 한 달 전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더 주의 기울여 관찰했어야
피의자는 지난달 인천 계양구 소재 모 병원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1인 시위를 벌였는데 당시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였다.
지난 2015년에는 인천 자택에서 40대 전처가 재결합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4년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이전에도 A씨는 2005년과 2008년 각각 살인미수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관찰기간 규정위반 다수…그럼에도 조치 강화하지 않아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함께 매일 오전 0시(자정)~6시까지 주거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준수사항도 함께 부과받았다. 하지만 2021년 1~5월 사이 4차례나 외출 제한 시간을 어기고 무단 이탈해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2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범행 당일에는 법무부 보호관찰소 직원과 점심 식사를 한 사실도 알려졌다.
지난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친 가운데 현장 감식 진행 중인 건물 2층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염건웅 유원대학교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피의자가 주장하는 병원 치료 문제만으로 범행 동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염 교수는 "무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 핑계일 가능성도 있다"며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인물이라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흉기 난동과 같은 이상동기 범죄를 개인의 일탈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분노를 적절하게 제어하거나 해소하지 못한 채 불특정 다수를 향해 표출하는 범죄에는 사회 구조적인 원인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염 교수는 "분노가 제어되지 않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부분도 미약한 상황에서 분노를 마음대로 표출하는 범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상동기 범죄와 관련한 사회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지 진단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핼러윈 데이'가 끝나는 다음 달 1일까지를 '다중운집장소 특별안전활동' 기간으로 설정해 총력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지역경찰과 광역예방순찰대, 기동대 등 가용 경찰력을 동원해 대형 쇼핑몰과 지하철역, 전통시장 등 다중운집 시설에서 가시적인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공장소에서 흉기 소지가 의심되거나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면밀히 관찰하고 선제로 검문하는 등 범죄 예방 활동도 강화한다.
특히 이달 31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명동과 이태원 등 인파 밀집 지역에서는 지방정부와 지역 치안 협력을 통해 취약 요소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등 예방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중운집 장소를 중심으로 형사임을 식별할 수 있는 조끼를 착용하는 등 가시적 형사활동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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