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김학의 사건 기록 요구…기소 관여 여부 검증 촉구
변호사 수임 내역·중수청 운영 매뉴얼도 제출 부실 지적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뉴시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자료 미제출 문제로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여야는 김 후보자의 과거 주요 사건 기소 관여 여부와 변호사 시절 수임 내역, 중수청 운영체계 등에 관한 자료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다며 일제히 질타했다. 야당은 후보자 지명 이후 청문회 요청까지 한 달 가까이 걸린 점도 문제 삼았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잇따랐다. 특히 김 후보자가 과거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기소에 반대했다고 주장한 경위를 확인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관련 의혹을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지만 정작 검증에 필요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의 공소장과 공판카드 등을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당시 김 후보자가 실제로 기소에 반대했는지, 결재에 참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에 반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모해위증 사건에 대한 재기수사명령 관련 자료 역시 제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오늘 후보자를 통과시키기 위한 검증이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가 초대 중수청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범죄 수임 내역부터 운영 매뉴얼까지…자료 제출 요구 빗발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수임한 성범죄 사건의 구체적인 내역을 요구했다. 제출된 자료에는 2024년 8월과 2025년 7월 강제추행 사건 2건, 2025년 11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사건 1건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범죄 유형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
정 의원은 강제추행 사건에 아동·청소년이 관련돼 있는지,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건에는 어떤 조항이 적용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수청이 성폭력과 아동학대, 노인학대,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를 담당하는 만큼 관련 범죄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이 중요한 검증 기준이라는 취지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중수청 출범 초기 운영체계에 관한 자료가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중수청이 지난 2일 출범했지만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매뉴얼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운영 매뉴얼 제출 요구에 중수청 측이 수기 서식 등을 활용해 사건을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지적했다. 미제사건 이관 기준과 오류 발생 시 구제 절차 등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라는 답변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중수청의 자료 제출 태도를 과거 대검찰청의 국회 대응 방식에 빗대며 "검찰청 시즌 2"라고 비판했다. 이어 운영 매뉴얼과 미제사건 이관 기준 등에 관한 자료를 오후 주질의 전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정치적 독립성과 수사 역량, 조직 운영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기존 검찰 직접수사 사건 가운데 중수청이 넘겨받을 예정인 230여건의 처리 방안과 수사권 관할 조정 협의 관련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권영진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공직 재직 당시 상훈 내역과 공적조서조차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덕흠 의원은 김 후보자 배우자의 비상장주식 투자와 가상자산 거래 내역, 근무 이력 등에 관한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野 "청문회 요청 늦어져"…與 "과거에도 국감 중 개최"
청문회 개최 시기를 놓고도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야당 몫 행안위 간사인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지난 9월7일 지명됐지만 인사청문요청안은 10월2일에야 국회에 제출됐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후보자 지명 이후 청문요청안 제출까지 26일이 걸렸고 실제 청문회는 37일 만에 열리게 됐다며 국회의 인사검증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국정감사 기간에 청문회까지 개최하게 된 상황에도 유감을 표했다.
또 김 후보자의 적격성을 둘러싼 여당 내부 논란이 청문회에 앞서 정리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론하며 국회의 공식 검증 절차가 형식적인 과정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영진 행안위원장은 김 후보자가 국회에 공식적으로 추천된 만큼 도덕성과 자질, 정책 수행 능력을 엄중히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의 나머지 지적은 개인적 의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여당 몫 행안위 간사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에 인사청문회를 개최한 전례가 있다며 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과거 국무총리와 장관, 감사원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정감사 기간에 열린 사례를 제시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따라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표적수사, 먼지털이식 수사, 기소를 전제로 한 수사 등 국민께서 우려하신 문제를 답습하지 않겠다"며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과감히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해 왔다며 "이제는 검찰을 대신해 중수청이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보완수사를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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