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의 3주째…수리도 후임 발표도 없어
현역 의원 고사·보궐 부담에 원외로 하마평 이동
이달 말 운영위 국감 앞두고 "이번주가 고비"
최진 "불편하더라도 판 크게 볼 사람 구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의를 밝힌 지 3주가 지났지만 사표 수리와 후임 발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청와대 인사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 공석과 경찰청장 직무대행 체제까지 겹친 가운데, 이달 말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인선 시점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달 21일 김승원·용혜인 전 장관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사표 수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강 실장에게 업무를 맡기고 있다.
청와대는 후임 비서실장 하마평에 대해 누가 거론되는지 알지 못하고 인사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강 실장이 당장 물러나거나 후임이 올 만한 분위기는 아니라면서도 이를 유임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했다.
인사 공백은 비서실장에 그치지 않는다. 김승원 후보자가 지난달 자진사퇴한 법무부 장관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고, 경찰청장은 장기 공석인 가운데 김종철 경찰청 차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등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바뀌는 시기에 법무·치안 수장 자리가 모두 공석 또는 대행 체제인 셈이다.
인사를 둘러싼 여권 내부 잡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X에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적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임명에 반대해 온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이루고자 한 과제가 있어서이지 자리를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 대통령 발언을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후임 비서실장 하마평은 현역 의원에서 원외 인사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김영진·한준호·천준호·이해식 의원 등이 거론됐지만 내년 4월 보궐선거 부담과 당내 반대 기류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원외에서는 김경수 청와대 정무특보와 김민기 전 국회 사무총장, 이철희·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영록 전 전남지사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으로는 적임자 찾기의 어려움과 함께 당청 관계와 계파 구도가 함께 거론된다. 중량급 정치인을 앉히면 청와대 장악력과 당청 소통에는 유리하지만 권한 배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실무형 인사를 쓰면 정치권과의 조율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강 실장을 신임하는 만큼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시간을 더 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인선 시점은 이달 말 예정된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와 맞물려 있다. 새 비서실장이 국감에서 청와대를 대표해 답변하려면 이번 주 안에는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감 전까지 결정이 나지 않으면 강 실장이 국감 대응까지 맡은 뒤 교체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무수석의 내각 이동 등 참모진 연쇄 교체 가능성도 함께 오르내린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통화에서 "인사가 늦어진 것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지금 강 실장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람이 없으면 강 실장을 연말까지 쓰든지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얘기하든지 해야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가 지속되니 많이 답답하다"고 했다.
최 원장은 "대통령이 마음 편한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것인데, 그러면 그건 비서실장이 아니라 그냥 비서"라며 "김대중 대통령이 김중권 비서실장을 뽑았듯이 좀 불편하더라도 제대로 능력 있고 판을 크게 볼 수 있는 사람을 널리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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