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서 김지용 중수청장 인선 반발 목소리 커지자
李대통령, 강경파 향해 "능력 안되면서 큰 자리 요구"
직격탄 맞은 김용민·임은정, 결사항전 의지 다지기도
與, 사태 수습 집중…추가 갈등에 내분 확대 가능성↑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시민주도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 모임과 9개 당원 단체가 이번 달 2일 서울 서초구 서울 공소청앞에서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공소청·중수청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추진한 검찰개혁이 당내 분열을 부추기는 골칫거리가 된 모양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전하면서 갈등이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저녁 페이스북에 "내가 정치를 시작한 건 이루고자 한 과제가 있어서이지 자리를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지금도 국회의원이란 과분한 자리에서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 사법개혁 동지들과 하께 진군하고 있을 뿐이다. 설사 그 권한마저 잃더라도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메시지는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올린 엑스(X·옛 트위터) 글을 반박하기 위해 나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9일 엑스 글에서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엔 엑스에 "어려움 없이 부모 덕에 호의호식하며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은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끊임없이 삶의 현장 뒷골목을 돌아보며 이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처한 가장 힘든 이들의 삶을 챙기는 것이 바로 국정이고 행정이고 정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들에는 더 가혹하고, 소액의 서민 복지 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들이 과일 사 먹을 돈 몇천원이 없어 마른침 삼키고, 몇 만원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밥 굶는 사람, 차라리 가족들 껴안고 죽어버릴까 고민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추미애 경기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적은 "소액의 서민 복지 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이란 대목이 최근 경기도 예산 중 복지 예산을 삭감해 논란을 일으킨 추 지사의 행보와 일치한다는 지적에서다. 또 "서민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린다"는 부분 역시 12억2000만원을 들여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를 전세 관사로 계약한 추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공세는 역시 검찰개혁 강경파인 추 지사가 김지용 중수청장 인선에 반발하는 등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낸 데 맞대응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이 9부 능선을 넘으리라 기대한 때에 등 뒤에서 총알이 날아왔다"며 "이런 것을 구구절절 되짚어야 하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던 내가 바보였다"고 적으면서 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이번 달 6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광주지방중수청에서 도어스테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개혁을 고리로 한 반발은 중수청 내부에서도 터져나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지용 청장 인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엑스에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감찰 착수 지시 사실을 밝혔다.
임 청장은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지난달부터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해 왔다.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내 행적이 친윤 검사에 부합한다는 취지에서다. 이후 광주지방중수청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임 청장은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심지어 임 청장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신을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감찰 착수 지시 사실을 접한 임 청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 재직 때인 2012년 12월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백지구형을 지시하는 상사의 지시에 맞서 이의제기권을 행사하고 징계 청원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가 품위 손상 등으로 중징계를 받았다"며 "징계취소소송에 승소해 이의제기권 절차 규정 마련, 과거사 재심사건에 있어서의 위법한 백지 구형 관행 개선 등을 이끌어낸 바 있다"고 적으면서 감찰에 맞대응 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즉각 정치권의 반발로도 확산됐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감찰을 진행할 것을 밝혔다"며 "감찰시지로 자칫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를 소신껏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 안팎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이 대통령·정부와 직간접적인 마찰음을 내자 민주당은 즉각 사태 수습에 나섰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당내 갈등이 지지율 답보 상태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민생에 앞장서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아직도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에서 분열과 갈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국민에게 비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에 그동안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중도층의 이탈이 상당히 심각한 속도로 진행됐고,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김지용 후보자) 청문회를 계기로 어느 정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 장관이 임 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상식적인 조치가 이뤄진 것 아니겠느냐"라며 "중수청장은 임은정 검사(청장)의 상사다. 상사의 인사 문제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한 소통을 계속하겠단 의사를 내비치면서 검찰개혁 강경파에 대한 추가 비판을 더 꺼낼 가능성을 남겨두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엑스에 "댓글로 국민과 소통하시다가 품격 없다고 비난받고 조롱당하시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떠오른다"며 "'품격 없다, 권위 없다' 비난하겠지만 경호를 최소화한 뒷골목 삶의 현장 방문도, SNS 소통도, 그분들의 언어로 교감하는 일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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