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7건→9월 116건…이달엔 벌써 55건
SNS 통해 정치적 논쟁에 직접 뛰어들기도
친명계 "친명 "오죽 답답하면 직접 나서겠나"
여권 "과도한 SNS 우려 사실…국민 피로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이 지난 9월을 기점으로 급증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책 홍보와 국정성과 전달을 넘어 정치 현안에 직접 목소리를 내고 여권 내부 인사·정책 논란에도 적극 대응하면서다. 이 대통령의 직접 소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메시지가 논란을 키우거나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SNS 게시물은 지난 8월 37건에서 9월 116건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10월에도 55건(9일 기준)을 넘어섰다. 정치적 논쟁에 직접 뛰어드는 메시지가 잇따르면서 게시물 수뿐 아니라 내용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일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좌아하게'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 국정성과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적었다. '좌아하게'는 '우아하게'의 '우'를 정치적 좌우의 '좌'로 바꾼 표현이다. 그러나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일베 수준 용어", "소셜미디어 중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4년 3월에도 선거운동 중 한 시민에게 "'2찍' 아니겠지"라는 발언을 해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범여권 내부를 향한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문제를 놓고 조국혁신당과 SNS상에서 공개 공방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혁신당은 물론 검찰개혁 주장자들 대부분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자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국 원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법적 비상상황에 한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 입장이었지만, 당론이 전면 폐지로 결정 난 후 검찰의 보완수사요구권을 더욱 강화하고 체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청와대 대변인실이 언론 공지를 통해 "조국 원장은 지난해 8월29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 조건을 붙여 '보완수사가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임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며 과거 발언을 근거로 재반박에 나서며 논쟁이 확대됐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에도 이 대통령은 직접 대응했다. 일부 강경파가 후보자 지명에 반대하자 SNS를 통해 관련 의혹을 반박하고, 인사 문제를 둘러싼 비판에 맞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선 배경에 대해 "아니라고 설명했는데도 계속 프레이밍을 하니 대통령이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SNS 활동에 따른 실수 가능성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게시물의 원 작성자가 이 대통령 스스로 자제를 촉구했던 멸칭인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글을 뒤늦게 삭제한 일도 있었다. 게시물을 올리는 빈도가 높아질수록 공유한 글의 맥락이나 표현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해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소통이 불가피하다는 반응과 메시지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최근 들어 SNS 활동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죽 답답하셨으면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정치적인 문제를 언급하셨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당과 청와대가 조율해서 하나의 목소리로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청 간 소통을 늘리고 청와대와 일치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하락한 후 반등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대통령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SNS 활동을 늘리는 것 같다"며 "당에서 교두보 역할을 잘하지 못해 대통령이 나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SNS 활동이 잦아지면서 실수가 발생하거나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볍게 생각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지금보다는 SNS 활동을 자제하고 꼭 필요한 메시지만 전달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좌아하게'라든지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직접 반박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며 "늦은 밤에도 대통령이 SNS를 올리다 보니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도 피로감을 많이 느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평소 직접 소통 의지를 밝혔고 참모와 의원들에게도 SNS 활용을 권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과 의견이 맞지 않아 대통령께서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틀린 것 같다"면서도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과도한 SNS 활용에 우려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7일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늘어난 데 대해 "국정 평가, 지지가 하락한 게 사실인데 그런 부분에서 적극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보인다"라며 "대통령이 현 상황을 절박하게 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종의 오해가 쌓이 측면도 있다고 보는 것이고 국민께서 오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고, 오해를 풀고, 집권 이후 정책의 성과도 정확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SNS를 활발하게 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이 될 때까지 SNS를 통해 꾸준히 국민과 소통하고 정책 홍보를 해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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