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지위 사유화"…김건희 '매관매직 의혹' 1심 징역 7년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6.26 16:54  수정 2026.06.26 16:54

"영부인 지위를 사익 수단으로'…사회 공정성 근본 훼손"

이봉관·서성빈 징역형 집유…최재영은 벌금형에 그쳐

각종 고가 귀금속과 함께 인사·이권 청탁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2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공판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각종 청탁과 함께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는 26일 오후 2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구형(7년6개월)보다 6개월 낮은 형이다.


재판부는 "로봇개 납품 등 대정부 사업을 위한 수천만 원의 시계, 국회의원 공천·인사 청탁을 위한 억 단위 미술품 수수가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며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저마다의 청탁을 품고 피고인에게 접근해 금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비공식적인 청탁 구조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할 공적 의사결정 과정이 금품과 교환돼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거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공적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수사 본격화 이후 김 여사가 금품을 반환하거나 '구매 대행'이라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한 점도 비판했다. 특히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관련, 동일 모델 가품이 특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주거지에 은닉된 채 발견된 사실을 거론하며 "범행의 흔적을 은폐하려 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나아가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영부인이라는 지위가 요구하는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채 그 지위를 사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압수된 이우환 작가 그림 1점,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빈 박스 1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1개, 티파니 브로치 1개, 디올 파우치 1개 등을 몰수하고, 6480만원을 추징했다.

함께 기소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서성빈 드론돔 대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최재영 목사는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회장에 대해 "최고 권력과 연결된 친분을 매개로 기업의 사적 이익을 도모하려 한 부정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하고 증거를 자발적으로 제출한 점을 특검법상 필요적 감면 사유로 인정했다.


서 대표에 대해선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목사의 잠입 취재·공익 목적 주장에 대해선 "피고인 스스로 청탁금지법을 위반하는 방법을 선택해 금품을 제공했다"며 위법성이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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