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 만에 訪北…美 주도 질서 맞서 대항 중심축 과시?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6.05 21:25  수정 2026.06.05 21:25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따라 만난 직후 이뤄지는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대변인은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부터 9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조선노동당 총비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시진핑 동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이며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째다. 북·중 정상 간 만남은 지난해 9월 초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9개월여 만이다.


그가 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북한을 선택한 것은 이번 방북이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중, 중·러 정상회담에 이어 북·중 정상회담으로 완결되는 연쇄외교는 중국이 미국 주도 질서에 맞서는 대항 연합의 중심축임을 선언하는 전략적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예정된 2차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협상 레버리지를 손에 쥔 채 워싱턴과 마주하겠다는 선제적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은 대북 소통창구인 중국의 전략적인 가치를 높일 것이고 ‘한반도 중재자’ 지위를 선점해 협상의 조건을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커졌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깊어지고 중·일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의 완충지대이자 대미·대일 견제카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천명한 그가 북·중동맹 복원을 대외적으로 과시·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양국 간 강력한 유대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미국 주도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축출되고, 미·이란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보며 고조된 북한의 안보 불안이 시 주석의 방북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중 양자 협력에 속도를 붙임으로써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을 중국 중심의 궤도로 다시금 끌어들이는 것 역시 시 주석의 전략적 이익과 맞닿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중 정상은 이로써 평양에서 오는 7월11일로 65주년을 맞는 ‘북·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기념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중국이 5년마다 반복되는 기념일인 정주년을 계기로 양국관계를 과시해온 만큼 이번 방북으로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와 동맹 의식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앞서 지난 4월 9~10일 평양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에서 조약 체결 65주년 기념행사의 공동 개최, 교류 강화 등에 합의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번 방문은 7년만의 북한 국빈 방문”이라며 “방문 기간 양당 양국 최고 지도자는 양자 관계 및 공동 관심 문제에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이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전략적 지도 아래 중조 전통 우호 협력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이익을 가져다 줬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조(중·북)관계가 시대 발맞춰 더 큰 발전을 이루고, 양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며, 지역 및 세계 평화의 발전과 번영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 방북 기간 지난달 19일 중·러 공동성명에 명기한 ‘두만강을 통한 중국 선박의 동해 진·출입’을 논의할 북·중·러 3국 협의체도 이번 방북 기간 논의될 전망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나진과 하산을 잇는 자동차 다리를 지난 4월 연결하고, 오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2주년에 맞춰 개통식을 가질 예정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