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 REUTERS=연합뉴스
역대 최장기간 기록을 갈아치운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 사태가 76일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임시예산안에 서명하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었던 공항 보안 검색과 치안 공백 사태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하원을 통과해 이송된 국토안보부 임시예산안(CR)에 최종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예산안은 현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오는 9월 30일까지의 재원을 담고 있으며, 하원에서는 이례적으로 의원들이 만장일치에 가까운 '구두 표결'로 찬성 의사를 밝히며 신속하게 처리됐다.
이번 셧다운은 지난 2월 14일,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 사망 사건이 발단이 됐다. 강경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예산안 처리가 무산됐고, 국토안보부는 개별 부처로는 이례적으로 76일간 기능이 마비됐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연방정부 최장 셧다운(43일)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여파는 상당했다. 교통안전청(TSA) 직원들의 급여 지급이 중단되면서 공항 곳곳에서 ‘보안 검색 대란’이 일어났고, 사태 책임론에 휩싸인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부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각료 중 처음으로 경질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초 상원은 지난달 교통안전청(TSA)과 해안경비대,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비쟁점 기관의 예산안을 먼저 통과시켰다. 하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 산하 국경순찰대 예산이 빠진 점을 문제 삼으며 배수진을 쳤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화당은 ‘투트랙 전략’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쟁점이 없는 부처 예산은 이번 임시예산안으로 우선 해결하되, 핵심인 ICE와 국경순찰대 예산은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별도로 추진하기로 한 것.
공화당이 꺼내 든 예산조정 절차는 민주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다. 일반 예산안은 상원 100석 중 60석의 찬성이 필요해 공화당(53석) 단독 처리가 불가능하지만, 이 절차를 활용하면 과반만 확보해도 예산안 통과가 가능하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민 단속과 국경 수호의 핵심 기관들이 안정적인 자금을 지원받도록 보장하는 것이 공화당의 책무”라며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역시 별도 예산안을 통해 두 기관에 700억 달러(약 96조 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오는 6월 1일까지 의회 통과를 완료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향후 여야 간의 2차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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