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끝나도 이사직 유지"…트럼프 연준 ‘장악’ 막아내나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4.30 20:56  수정 2026.04.30 21:00

트럼프 “파월, 일자리 못구해 연준에 남는 것” 조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의장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을 장악의 ‘걸림돌’로 떠올랐다. 지난 80년 가까이 유지돼 온 관례를 깨고 다음 달 의장직 퇴임 뒤에도 이사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의장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의장 임기가 5월15일자로 종료된 뒤에도 추후 결정될 일정 기간 동안 이사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에 대한 일련의 법적 공격이 정치적 고려 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공격이 기관을 멍들게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기 위해 “법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기가 끝난 연준 의장이 이사로 남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948년 의장 임기 만료 뒤 3년간 이사직을 유지한 매리너 에클스가 마지막 사례로 78년 만에 관례가 깨지는 셈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달 15일 끝나지만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파월 의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면 연준 이사 7명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가 3명인 구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트럼프 집권 1기 임명된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먼에 올 1월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5월부터 가세할 게 유력하다. 인준안이 이날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가결됐고 전체회의 통과도 무난하리라는 예상이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연준 이사회 공석을 메울 기회가 박탈됐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가 잔여 임기를 채울지는 미지수다.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중단됐지만 잠정적인 상태다. 의장 후보인 워시의 상원 인준 과정에서 수사가 장애물이 된 까닭이다. 절차가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떠나지 않으면 그를 해고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연준에 남는 편이 유리하다.


미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출신인 파월 의장은 원래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이었다. 조지 H W 부시 행정부의 재무부 차관을 지냈고,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이사가 됐다. 2018년 그를 의장으로 임명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2022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재신임해 4년을 더 했다.


제롬 파월(오른쪽)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해 7월24일 미 워싱턴DC의 연준 건물 개보수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건넨 공사비용 관련 문서를 읽고 있다. ⓒ AP/뉴시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초 금리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대통령과의 악연이 시작됐다. ‘관세전쟁’ 여파로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5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조기 퇴진을 압박해 왔다. 이런 와중에 미 법무부가 파월 의장을 겨냥해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고용부진 조짐에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차례 연달아 금리를 내렸지만 관계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은 어디에서도 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연준에 남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아무도 그를 원치 않는다”고 조롱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SNS 엑스(X·옛 트위터)에 “관례를 자주 언급하는 파월이 일방적으로 잔류를 결정한 것은 전통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파월 의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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