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용 "지금은 1480원…위기 현실화됐다"
정부, 대기업 소집…국민연금 등 동원 검토?
송언석 "기업 달러 내놓으라니 조폭이냐"
김도읍 "국민연금 활용은 해법될 수 없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사진 왼쪽부터)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9일 장중 한때 1달러당 1479원 80전을 기록하는 등 다시금 1480원선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인 고환율 사태 해법을 둘러싸고 이재명정부와 야당 간의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거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했던 발언까지 소환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24년 4월 민주당 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은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자 '국가경제 전반에서 상당한 위기가 현실화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며 "지금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어서며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국가경제 전반에서 상당한 위기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돌려쳤다.
실제로 1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당국의 강력한 개입 압박에 1달러당 1473원 80전으로 내려앉았었으나, 곧 상승 추세로 전환돼 한때 1479원 80전까지 치솟는 등 1480원선을 위협했다. 지난 17일 장중 한때 1482원 30전을 기록하며 1480원선이 깨진 뒤, 불과 이틀만이다.
대통령실이 대기업이 보유한 대미 투자용 달러 등을 풀라고 압박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그러한 압박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 석상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주요 대기업을 불러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더 들여오게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며 "기업이 정상적으로 정당하게 누려야할 환차익을 포기하고 보유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라고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삼성전자·SK·현대차·LG·롯데·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CFO들을 은행회관으로 소집해 "외국에 정상적 수준 이상으로 투자할 것도 아닌데 과다하게 (달러를) 유보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오해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각 기업들에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1~2월 환전계획 자료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업에게 알토란 같은 달러 자산을 내놓으라니 정부가 무슨 조폭이냐"라며 "시장경제원리를 짓밟고 국가가 민간의 재산을 강탈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에서조차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상대로 고함을 내지르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직접 나서서 강권을 하니, 기업 입장에서는 저승사자로 보였을 것"이라며 "군사독재 시절의 고압적이고 독선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라"고 다그쳤다.
김도읍 정책위의장도 같은날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위협하자 이재명 정권이 국민연금과 금융기관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이러한 대응은 관치주의적 접근에 의존한 일시적 환율 관리에 불과하다"며 "국민연금과 금융기관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환율 불안의 근본 원인은 외환 수급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는 떠나고 국내 기업은 규제와 고비용 구조를 피해 해외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노동·환경 규범을 정착시키는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야, 국내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를 막아 환율이 안정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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