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염두 '시너지'?…장동혁·김민수 '굿캅-배드캅' 역할분담론 [정국 기상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9.03 04:10  수정 2025.09.03 04:10

우원식 만난 장동혁 "여야대화 물꼬 터달라"

김민수 연일 "尹 접견 불허, 재신청하겠다"

유화적인 李·강경일변도 민주당과 데자뷔

"중도층 끌어들이는 모습 보이는 게 급선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민수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여야 대화의 물꼬를 터달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기간 중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내란의 교사범'이라 지칭하고, 민주당 해산론까지 제기한 것과는 대조적인 포용적 태도다.


반면 동반 선출된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아예 석방하라는 등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배드캅(Bad Cop)이라면, 장 대표는 굿캅(Good Cop)의 역할로 양측이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시너지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취임 인사차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여야 협치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여야가 대화의 장으로 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꼬를 트고 중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은 의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장께서 적극 노력해주시면 야당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머리를 맞대서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요청했다.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중심에 놓고 국회가 뭘 할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잘 찾아야 할 것 같다"며 "먹고사는 문제는 여야도, 진보·보수도 없는 일이기에 당대표와 함께 해법을 잘 찾아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늘 협의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고 국회의장으로서 그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반면 당내에서도 '강성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로 꼽히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날 SNS를 통해 자신이 신청한 윤 전 대통령 접견이 허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수감 기간 면회 횟수는 가족·지인 외부 접견 총 29회, 정치인들 특별인사 장소 변경 접견 19회"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0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허 사유를 밝히라. 재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장동혁 지도부가 역할을 나눠 중도층을 향해 '굿캅·배드캅' 전략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을 포용할 수 있는 발언은 김민수 최고위원이 맡고, 장 대표는 이와 거리를 둔 채 상대적으로 '합리적 이미지'를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로 장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극단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와의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전한길 씨는 의병으로서의 역할이다. 그래서 제도권 안에서 말씀이나 역할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민주당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수장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었다. 당시 '대통령·여야 만찬'은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도 빨리 이뤄진 것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2년이 지나서야 여야 수장을 초대했었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양곡관리법·상법개정안 처리 등 강경 일변도 행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사이, 민주당은 상반된 모습을 보인 점이 민주당의 '이중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현재 이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마치 파열음을 내는 듯이 보이는 점도 전략적 판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내부적 분열을 봉합시키고 외부로 확장하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탄핵으로 마음이 떠나갔던 분들, 중도에 계신 분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우리 당은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김민수 최고위원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민주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 보수의 품격이 없어졌다는 문제의식에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