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권 ‘그림자 참모들’의 역할이 우려된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06.23 07:06  수정 2025.06.26 10:46

나이, 학력 등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 실세라니….

언론 공개 사진도 거의 1장, “간첩이냐?” 말 나와

‘권력 서열 1위’ 김현지와 2위 정진상, ‘비밀’이 공통점

정권 말기 현상이 벽두에 나타나는 기현상, “불길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대통령실

이재명 정권의 최고 권력자는 누구일까?


이 질문은 정권 초기라서 정답이 불분명해야 정상일 텐데, 정답이 있는 것처럼 얘기가 되고 있다. 좋은 징조가 아니다. 어쩌면 불길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민석은 그 답의 주인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총리라는 자리가 늘 그래왔듯이 권력자라면 앉지 않을 또는 않아야 할 벼슬이다. 얼굴마담 정도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정청래도 박찬대도 아니다. 그들은 이재명의 대권 쟁취와 유지, 그리고 자신들 출세를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뛴 주구(走狗)라고 해야 더 맞다. 윤석열 정권의 윤핵관들과 비슷하다.


이재명이 긴밀히 쓰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마이너-장기(長期)-비밀이란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그 자신의 이력에서 비롯된 용인(用人) 방식인 것도 같다.


새 정권 권력 서열 1위와 2위라는 말을 듣는 인물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김현지와 전 민주당 대표 정무비서실장 정진상이다. 이 두 사람이 그 3대 공통점을 똑같이 보인다.


정진상은 이재명이 법정에서 “꼭 안아보고 싶다”라고 해 판사의 허락으로 진짜 안아봤던 ‘남자 측근’ 중의 측근이다. 그런데, 그의 사진이 거의 없다. 그래서 간첩 같은 인상을 줬다.


그는 운동권 출신으로서 이재명의 브레인이다. 학력은 경성대 졸업, 나이는 1968년생이다. 이재명이 만든 시민단체 겸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선거 플랫폼 성남시민모임에서 사무국장 김현지와 함께 핵심 간부였다.


이재명 성남 경기 라인의 또 다른 축, 이재명의 ‘여자 최측근’ 김현지는 학력과 나이가 아예 비공개다. 아무도 모른다. 정진상보다 비밀이 더 많다.


“간첩이냐?”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1998년 대학 졸업 직후 성남시민모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50대 초반으로 추측될 뿐이다.


정진상, 또는 이재명에게 정진상을 소개한 사람이 함께 추천한 인물일 수도 있다. 이러면 그녀의 배경이 운동권일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재명이 더 이상 성남시장도 경기도지사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김현지는 그 대통령실의 1급(차관급) 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정진상은 아직 공식 직책과 직급은 받지 않은 상태다.


한 사람은 대통령실에 고위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이미 들어와 있고, 또 한 사람도 언젠가는 들어올 두 핵심 측근, 실세의 프로필이 분명하지 않다. 이게 말이 되는가? 이 정권 벽두에 제기되는 이상하고도 불길한 의문이다.


두 권력자는 사진을 남기지 않는다. 정진상은 대장동 사건 등으로 구속되고 재판을 받기 전까지는 신문들에 난 사진이 딱 하나였다. 사진이 찍히는 공식 행사에 나타나지 않는다. 통화도 밥도 누구랑 같이 안 먹는다.


은둔형,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들이다. 그림자 참모들이라고도 불린다.


김현지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누군지 모른다고 언급을 삼가는 미스터리 여성인데, 무서워서 삼가기도 하고 아는 게 없어서 삼갈 수밖에 없다. 주변 극소수자 외에는 음성과 얼굴을 모른다.


이 비밀 측근들이 이재명 정부 주요 인사와 정책 설계도를 짜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워낙 비공개 인물들이라서 그런 추측을 하게도 된다. 인사는 김현지, 정책은 정진상,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김현지는 ‘만사현통’(萬事亨通의 변형)이란 조어와 함께 보수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실에서 일할 사람들 400여명 채용이 그녀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한 측근의 철저한 검증 때문에 속도만 늦어진다면 문제가 별로 크진 않다. 대통령의 의중과 그녀 자신의 의중이 들어가 사적인 팀 구성을 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 미래에 필연적으로 곪아 터질 문제를 정권 초기부터 키우고 있는 셈이다.


김현지의 ‘만사현통’이 켜 주고 있는 경고등이다. 과거 정권에선 대통령의 형들이 국정에 개입해서 ‘만사兄통’ 현상이 비판을 크게 받았다. 노무현의 형 노건평과 이명박의 형 이상득이다. 전두환의 형 전경환은 이 범주와는 약간 다르다.


이 세 ‘형’들은 모두 정권 중후반에 몰래 몸을 풀었고, 말썽도 몰래 일으켰다. 그러나 이재명의 ‘현’(김현지)은 정권 초기에 공식적으로 등장해 대통령실 포함해 많은 인사들을 독점적으로(결재로) 주무르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보좌관 시절 검찰의 소환 통보가 오자 “전쟁입니다”라는 문자 발송이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던 그녀가 하는 ‘최측근, 권력 서열 1위’ 일은 인사만이 아니다. 정진상이 대장동 사건 등으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사법 리스크 대응과 정무 현안도 그녀 담당이 됐다고 한다.


정권에 건강하지 못한 신호다. 더구나 그녀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사람이다. 정권의 핵심 인사이고 고위 공직자가 이럴 수는 없다.


그녀의 안경 낀, 젊은 시절로 보이는 한 장의 사진은 이 정권 내내 언론에 날 유일한 인물 사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통령실(이 조직명은 조만간 청와대로 바뀔 예정이라 베일은 더 두터워진다) 총무비서관은 인사와 돈, 시설 등의 책임을 맡는 중책이다. 대통령의 집사다.


이 문고리 권력 실세가 대통령실 너머 일도 맡으리라는 건 상식적인 예측이다. 벌써 그녀는 지난 총선 공천과 대선 캠프 진용, 이번 대통령실 입성 선발대 구성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윤석열은 그 자신과 김건희의 잘못된 생각, 행동으로 망했다. 김현지가 이재명 정권의 김건희 역할을 하면 큰일 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사람들이 이재명과 민주당일 것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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