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 여당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법안 추진 소식에 하락세
새 정부 물가 안정 정책 반작용, 한국전력 주가도 힘 못 써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홈플러스 폐점 따른 낙수효과 영향 더 클 수도"
"2038년까지 전력망 투자금 78조원 마련 계획…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이른바 '허니문 랠리'가 계속되고 있지만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내수주들이 정부·여당의 규제 강화와 물가 안정 구상 등에 발목이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는데 라면 한 개에 2000원 하는 게 진짜냐"는 발언에 국내 라면시장 최강자인 농심이 직격탄을 맞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907.04에 마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일인 4일부터 모든 거래일에 오름세를 보인 코스피는 해당 기간 7.71% 상승했다.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각종 종목들이 우상향하고 있지만, 대표적 수혜 종목으로 꼽히던 내수주는 코스피 상승률을 하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통주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법안 추진 소식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도입 등 내수 진작 기대감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실제로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주가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각각 9.03%, 8.28% 하락 마감했다. 이날 1% 상승세를 보이며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주가는 새 정부 출범일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여당이 물가 안정을 강조함에 따라 소비 관련주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국내 라면시장 최강자인 농심은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는데 라면 한 개에 2000원 하는 게 진짜냐"는 이 대통령 발언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지난 9일 장중 42만4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 대통령 발언이 전해진 직후 40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후 40만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던 주가는 이날 40만500원에 마감했다.
새 정부 물가 안정 정책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전력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기·가스요금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2만8100원에 마감한 한전 주가는 새 정부 출범일 종가(2만965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내수주 관련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을 공휴일로 강제할 때 대형마트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홈플러스의 폐점에 따른 낙수 효과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일 의무휴업 점포가 일요일로 휴업일을 변경할 경우 매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주휴 수당 등 인건비 감소분 등을 고려하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과 관련해 "정권 교체로 물가 안정화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고 전했다.
환율, 유가 등이 안정화될 경우 순이익 증대 가능성이 높고 오는 2038년까지 전력망 투자금 78조원을 마련키로 한 장기 구상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전기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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