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방송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상태, 그런 형을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강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인기 아동문학 작가 문영 등 극 중 주인공들이 ‘그림책’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치유를 받는다.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 또한 문영이 쓴 그림책의 그래픽을 통해 이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이는 그림책이 어린이 독자를 넘어, 어른들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사례다.
이 같은 그림책의 매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그림책을 깊이 있게 읽는 시도가 이어진다. 그림책심리코칭지도사로, 다양한 그림책 관련 모임에 참여했던 심인숙 강사는 “그림책에는 관계를 비롯해 ‘내 이야기’에 대입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담겼다”면서 “특히 상상의 여지가 많아, 모여서 그림책을 많이 읽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못 본 것, 느끼지 못한 것을 함께 이야기하며 깊이를 더해갈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함께’ 읽을수록 더 깊어지는 것이 그림책의 매력이지만, 진입장벽은 낮다. “처음엔 아이에게 책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그림책을 접하기 시작했다”고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게 된 이유를 말한 심 강사는 “최근에는 노년층도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는데, 아무래도 글씨를 읽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그들에게 글씨가 적고, 또 큰 그림책은 좋은 선택지가 된다”고 말했다.
그림을 직접 그리거나, 그림 아래 약간의 생각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그림책을 직접 완성할 수도 있다. 그림책 속 캐릭터를 직접 만드는 모임 또는 책 속 그림을 예술 작품처럼 즐기는 독자 등 그림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도 그림책의 장점으로 꼽힌다.
심 강사는 “그림책의 그림이 굉장히 다양하다. 판화로 된 그림책도 있고, 인형을 제작해 사진을 찍어 그림책을 제작한 백희나 작가도 있지 않나. 하나의 예술품인 그림을 책 한 권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림책의 장점을 언급하면서 “그림을 직접 그리거나, 밑에 문구를 달며 시를 한 번 써 보는 활동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그림책을 즐기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연결’을 통해 의미를 확장하기도 한다. 특히 그림책 요리테라피, 원예테라피 등 그림책을 다양한 활동과 연결하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심 강사는 그 이유를 “그림책의 주제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짚으며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것이 그림책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사람이나 인생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른들도 그림책을 많이들 찾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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