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산학 박사 1호' 문송천 교수
"챗GPT·딥시크에 2~3조원 들어갔을 뿐
10조도 안 들어갈텐데 100조는 혈세낭비
'AI 3대 강국'?…어디 말하는지도 불분명"
대한민국 1호 전산학 박사인 문송천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AI(인공지능) 투자 100조원 펀드 조성' 공약에 우려를 표했다. 챗GPT와 딥시크 개발에 들어간 비용으로 볼 때 혈세 낭비가 우려되며, 자칫 '제2의 대장동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송천 명예교수는 18일 데일리안에 이재명 후보가 전날 발표한 △AI 3대 강국 도약 △정부 예산을 대폭 증액해 국민·기업 동참 펀드 조성 △AI 투자 100조원 등 공약에 대해 "AI 100조 공약은 자칫 제2의 대장동 사태를 보여주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교수는 "챗GPT와 딥시크 개발에 각기 수조 원, 정확히는 2~3조 원 수준이 들어갔을 뿐"이라며 "우리도 국산화 하려면 5~6년간 수조 원이면 충분하다. 10조 원도 안 들어갈텐데, 100조 원은 완전히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가 말한) 'AI 3대 강국'이라는 게 어디 두 나라와 우리나라를 뜻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며 "AI는 영국과 중국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2~3위에 위치해 있으나 미국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4대 강국이라든지 2대 강국으로 가는 게 맞다. 10년내 목표를 세운다면 2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100조든 1000조든 펀드는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이 아니고 민간이 해야할 일"이라며 "그럴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오히려 국가데이터 효율화에 투입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데이터 경제가 GDP의 5%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 교수는 국가데이터 효율화를 위한 방책으로 △데이터경제 활성화 △'행정망 데이터' 문제에 원인이 있는 민원서류의 전면폐지를 통한 국민편익 도모 △'개인 고유 식별 데이터' 문제가 근원인 해킹공화국·인증공화국 오명 탈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 전산학 박사로 우리나라 전산학 박사 1호인 문송천 교수는 카이스트 대학원 수석 졸업 이후 24세에 대학교수 생활을 시작해 전산학과 교수로 20년, 경영학과 교수로 21년을 재직했다.
미국 박사 유학 중 '클라우드'라는 용어를 세계 최초로 창안했으며, 박사 취득 이후 1985년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부임,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베이스 엔진 'IM'을 1990년 아시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Y2K한국대표, IMT-2000 선정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국방부·FIU(금융정보분석원)·특허청·KBS 등에서 국가 IT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다. 현재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유럽IT학회 이사 및 대한적십자사 대사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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