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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류현진, 사이영상 자격 충분하다


입력 2021.05.14 14:21 수정 2021.05.14 14:22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올 시즌 7차례 등판서 모두 다른 구장 마운드에 올라

장거리 이동의 어려움과 생소함 극복하고 빼어난 성적

올 시즌도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인 류현진. ⓒ 뉴시스 올 시즌도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인 류현진. ⓒ 뉴시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류현진(토론토)의 올 시즌 수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류현진은 14일 현재 3승 2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승 공동 15위, 평균자책점 공동 9위에 올라있는데 사이영상 후보로 오르기는 쉽지 않은 성적이다. 탈삼진과 이닝 역시도 20위권 밖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의 올 시즌 투구 내용은 상당히 훌륭하다. 일각에서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2019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한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류현진은 올 시즌 총 7차례 선발 등판에 나섰다. 그런데 등판을 위해 오른 마운드가 전부 다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류현진은 올 시즌에도 제대로 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2020년 토론토에 입단한 류현진은 한 번도 홈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캐나다 정부가 야구단의 입국을 불허하면서 임시에 거처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토론토는 올 시즌에도 로저스센터에 들어가지 못하게 됐다. 대신 스프링캠프 시설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토론토가 시즌 초반 홈경기 일정이 많이 잡히지 않으면서 류현진의 등판 장소도 매번 바뀌는 실정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원정 경기의 불리함을 안고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원정 경기를 떠도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올 시즌 류현진의 성적은 더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 뉴시스 원정 경기를 떠도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올 시즌 류현진의 성적은 더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 뉴시스

그는 다저스 시절 홈에서 극강이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산 28승 14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했다. 홈구장이 가져다주는 편안함과 익숙함이 호성적으로 연결됐다.


특히 메이저리그의 이동거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류현진은 지난 7일 오클랜드로 서부 원정을 떠났다가 다시 지난 13일 열린 동부 애틀랜타 원정경기서 공을 던지기도 했다. 시차와 이동에 부담이 없고, 적응에 용이한 홈구장에서 꾸준히 등판에 나섰다면 류현진의 성적은 지금보다 더 좋아졌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쉽게도 현재 토론토가 홈구장으로 이용 중인 TD볼파크도 계속해서 머물 수는 없다. 토론토는 6월부터는 다시 홈구장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장인 세일런 필드로 옮겨야 한다.


하지만 세일런 필드에 정착하더라도 류현진에게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해당 구장은 바람이 많이 불어 투수에게 불리하다. 다른 구장에서는 뜬공에 그칠 타구가 세일런 필드에서는 바람을 타고 펜스를 넘어가기도 한다.


올 시즌 류현진이 안고 있는 여러 상황들을 미국 현지서 얼마만큼 인정해 줄지는 알 수 없다. 원정 경기 등판이 많다고 해서 2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으로는 사이영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확실한 것은 류현진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대단한 호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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