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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철수시 美전기차 생산 5만대 감소…바이든 결정에 달려”


입력 2021.04.05 15:27 수정 2021.04.05 16:1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워싱턴포스트 "거부권 행사 않으면 SK이노 美 철수"

미국내 전기차 공급망 악화 가능성

SK그룹(왼쪽)과 LG그룹 로고.ⓒ각사 SK그룹(왼쪽)과 LG그룹 로고.ⓒ각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미국 전기차 공급망을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이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미국 전기차 생산량이 연간 5만대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배터리 공급망이 취약해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충분한 배터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사이먼 무어스(Simon Moores)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 CEO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이 문을 닫으면 배터리 공급량은 올해 15%, 2030년 8% 각각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의 전기차 생산능력은 연간 5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앞서 ITC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하며 SK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다만 미국 고객사들의 피해를 고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종엔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ITC 최종 판결을 놓고 오는 11일(현지시간)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일 거부권이 나오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사업 철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배터리 1공장과 2공장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배터리를 공급 받을 예정이었던 포드와 폭스바겐은 이번 ITC 판결로 각각 4년과 2년 안에 다른 배터리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품질로 좌우되며, 단순히 다른 화학물질과 다른 가격의 제품으로 쉽게 전환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공급망 취약은 결국 중국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무어스 CEO는 “미국 내 공급망 부족으로 전기차를 충분히 생산할 수 없다면 결국에는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행정부가 밀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배터리 사업이 지속돼야 한다며 설득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 전역에 전기자동차 충전소 50만 개를 설치하고 수송용 디젤차 5만 대를 전기차 등으로 교체하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말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주요 산업 공급망의 취약성을 찾아 보완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의 스터르지스 소빈(Sturgis Sobin) 변호사는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성급하게 공장 문을 닫고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결과보다는 연방법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USTR은 ITC 상급기관이다. 이곳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의견을 듣고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SK이노베이션 미국 사업 고문으로 영입된 샐리 예이츠(Sally Yates) 전 법무부 차관 역시 "미국 경제와 기후 정책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지아 공장을 가동해야 한다"며 "이 분쟁은 미국 연방법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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