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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제는 백신의 시간…"화이자 백신이면 좋을 텐데"


입력 2021.02.26 15:58 수정 2021.02.26 18:26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AZ백신 접종, 독감만큼 아프진 않아요!"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연합뉴스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26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가운데 일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들은 백신 종류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26일 전국 5803개 요양병원·시설에서 65세 미만 종사자·입소자 등 28만9480명을 대상으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첫 접종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다.


첫 백신 접종 시작은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403일 만이다. 당국은 1호 접종자를 특정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도봉구보건소에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백신 접종 대상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접종 구역은 예진실과 접종실, 주사 준비실, 접종 후 관찰실 등 4곳으로 나뉘어져 있고, 백신 접종은 신원 확인 및 문진표 작성→접종 대기→예진→접종→접종 후 관찰 순으로 진행됐다.


접종 대상자들은 접종이 이뤄질 보건소 4층으로 간 뒤 접종 데스크에 '접종 대상자 명단'을 확인했다. 이어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하고 접종실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대기했다.


대기실에 앉아 있던 고명자(61)씨는 "AZ 백신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그래도 이런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해 왔다"며 "오늘부터 첫 접종을 한다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도봉보건소에서 접종을 받는 대상자들은 모두 60명이었다. 오전 31명, 오후 29명 나눠서 접종이 진행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받고 있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백신 접종 받고 있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사진공동취재단

백신을 맞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들은 오전 10시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안내' 유인물을 손에 들고 건물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요양보호사 김모(57)씨는 AZ 백신 접종을 받은 뒤 "독감 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며 "일하러 가야 하는데 얼얼하고 속이 메스껍고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말했다.


김모(54)씨는 "독감 주사를 맞으면 소리부터 지를 정도로 아팠는데 AZ 백신 접종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며 "의사 선생님이 발진이 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병원에 가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접종 대상자들의 불신은 여전했다.


김모(59)씨는 "비염이 있어 기관지가 약한데 AZ 백신으로 혹시 부작용이 생길까봐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요양병원 관계자인 김모(55)씨도 "가족들은 차라리 직장을 그만두라고 권유하기도 했는데 그만둘 수가 없어 AZ 백신을 맞으러 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화이자 백신을 맞으면 좋을 텐데 AZ 백신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몹시 불안하다"며 "보건소 오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도봉보건소에서 접종을 마친 대다수의 접종자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면 좋았겠는데, 사실상 선택권도 없는 상황이고 우리가 먼저 AZ 백신을 맞으니 실험 대상이 된 기분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는 의료진ⓒ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는 의료진ⓒ사진공동취재단

방역당국은 1분기 시설 거주·입소자 및 종사자들과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등에 대한 접종을 실시하고 2분기에는 의료기관 종사자, 3분기엔 일반 성인 등을 대상으로 순차적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화이자 백신 첫 접종은 27일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시작된다. 다음 달 3일부터는 권역별 예방접종센터에서, 8일부터는 코로나 환자 치료 병원에서도 자체 접종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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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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