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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그저 재미로만 보기엔"…예능 속 연예인 사업 끼워팔기


입력 2021.01.15 14:29 수정 2021.01.15 14: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예능 프로그램, 나서서 연예인 사업체 소개

승리 '승츠비' 낳고 키운 예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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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정말 많은 고난이 있었습니다. 많이도 망했습니다. 열 번 이상 망하고 현재 열 두 번째 오픈식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 소개를 하는 프로그램 속 그림이 아니다. 개그우먼 팽현숙이 지난 10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1호가 될 수 없어'에서 반찬가게를 개업, 오픈식을 하며 소감을 밝히는 장면이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를 소개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최근 허경환은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니'에 출연해 닭가슴살 사업으로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과거 동업자의 사기로 빚이 2~30억원까지 늘어났으나 심기일전해 2019년 170억원, 2020년은 350억원까지 늘어났으며 현재 직원이 50명임을 알렸다. '라디오스타'에서도 닭가슴살 사업이 번창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준호 역시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해 아내 이하정과의 일상을 보여주며 뷔페 사업을 노출시켰다. 정준호는 제이쓴-홍현희 부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무료 식사권 2매를 선물했고, 이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뷔페 이용권이었다.


정선아는 MBC '라디오스타'에서 태닝샵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며 "아이돌이나 방송에 나오는 분들이 많이 온다. 좋은 기계를 써서 10분 만에 금방 변화를 볼 수 있다"고 홍보했다. 김종국과 하하는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고깃집을 함께 운영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식당 홍보 사진이 자연스럽게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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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궁금해하는 연예인들의 민낯을 담겠다는 기획의도란 포장 아래, 경각심없이 연예인들의 사업체 홍보가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미운우리새끼' 등이 승리의 라멘 가게, 클럽을 운영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 보여주며 많은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승리의 '승츠비'라는 수식어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나서서 만들어준 이미지다. 하지만 '버닝썬' 사태 이후 불법 운영과 탈세 혐의가 제기됐며, 예능 프로그램들이 검증없이 사업체를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과장 광고를 해준 셈이 됐다.


한 방송 작가는 "연예인들이 출연하면서 사업체를 소개할 수 있도록 먼저 제안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출연 조건에 끼워파는 것이다. 검증은 따로 하지 않는다. 연예인의 이미지나 유명세가 있으니, 그 부분을 신뢰하고 가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선 사례들은 연예인들이 어떻게 사업을 일궜는지에 대한 초점보다 화제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연출이었다. 연예인은 방송이라는 확실한 홍보 수단을 얻고, 제작진은 화제성을 가져간다. 이는 연예인과 제작진만의 암묵적인 '윈윈' 전략으로 비쳐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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