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 탁재훈 수상의 엇갈린 평가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2.23 12:54  수정

가수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로서는 첫 영광

자사 공헌도 기준으로 수상하는 방송사별 시상식의 한계

22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2007 KBS 연예대상’에서 만능 엔터테이너 탁재훈이 최고의 영예인 대상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탁재훈은 KBS 2TV <상상플러스>와 <해피선데이-불후의 명곡> 등을 통해 올해 KBS 예능 프로그램의 간판스타로 맹활약해왔다.



탁재훈의 연예대상 수상은 두 가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바야흐로 방송가에서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대를 입증했다는 점이다. 인기그룹 컨츄리꼬꼬 출신의 탁재훈은 국내 방송가에서는 대표적인 가수출신 예능 MC로 주가를 높여왔다. 그동안 방송연예 분야에서 대상은 주로 개그맨들의 전유물이었던 게 사실.

지난 2006년에는 비개그맨 출신의 예능 전문 MC로서 김제동이 첫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그리고 올해, 가수출신 예능 MC로서는 탁재훈이 최초다.

탁재훈은 같은 컨츄리꼬꼬 출신의 후배 신정환과 더불어 가수 출신임에도 개그맨 못지않은 순발력과 입담으로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오늘날 3년 넘게 KBS의 간판 장수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상상플러스>는 물론, 추억의 음악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방송가의 복고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불후의 명곡> 역시, 탁재훈 활약에 힘입어 인기 프로그램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또한 탁재훈은 최근 가수와 방송 예능활동을 넘어서 영화에 진출하며 연기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최근 연예계의 대표적인 만능 엔터테이너로 꼽히고 있다. 성공하려면 ‘한 우물만 파야한다’는 속담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탁재훈의 연예대상 수상은 국내 연예계의 영역 파괴 현상과 ‘멀티 플레이어’들의 높아진 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만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탁재훈의 수상은 다른 후보들과의 객관적인 수상 기준과 공정성 면에서 다소 논란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연예대상에서는 <해피선데이 1박 2일>의 강호동, <해피투게더>의 유재석, <미녀들의 수다>의 남희석, <상상플러스>의 이휘재 등 쟁쟁한 스타 MC들이 탁재훈과 같이 후보군으로 올라와 경합했다. 특히 많은 이들은 유재석과 강호동의 대결로 압축하여 예상하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을 벗어난 탁재훈의 ‘깜짝 수상’은 그간 KBS 예능프로그램에서의 성과와 공헌도를 반영한 결과물로 보인다. 물론 탁재훈 역시 충분히 대상을 차지할 자격이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다른 후보군들이 탁재훈보다 프로그램 성적이나 기여도 면에서 뒤지는 게 있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탁재훈의 수상은 자격보다는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금은 시청률이 10%대로 추락하며 예능가의 중심에서 다소 밀려난 <상상플러스>는 2005년이 최고의 전성기였다.

탁재훈은 당시 “재 뭐야” ‘안 되겠네’ 등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상상플러스>를 예능부문 시청률 1위로 끌어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올 한해는 <상상플러스>가 매너리즘 늪에 빠지며 침체에 허덕이는 동안 유재석의 <해피투게더>, 강호동의 <1박2일> 등이 KBS 예능국의 새로운 간판으로 성장했다. 탁재훈 스스로도 인정했듯, 연기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매진하느라 방송에서 예전만큼의 폭발력을 보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 이것은 방송사별로 분리된 연예대상의 태생적 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탁재훈의 수상은 이것은 다른 방송사 연예대상에서의 수상여부와 균형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와 <스타킹>, 유재석은 <무한도전>과 <일요일이 좋다> 등을 통해 MBC나 SBS에서도 충분히 대상후보로 꼽히는 스타 MC들이다.

반면 탁재훈은 사실 KBS 예능 프로그램을 벗어난 무대에서는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객관성이나 시상식 자체의 권위보다는, 철저하게 자사 공헌도에 기여한 연예인들을 위주로 ‘포상´ 혹은 제 식구 챙기기 개념이 강한 방송사 시상식의 특성을 반영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2007 KBS 연예대상 주요 부문 수상자●

△연예대상=탁재훈(불후의 명곡, 상상플러스)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해피투게더-시즌3



△쇼 오락 MC 남자부문 최우수상=남희석(미녀들의 수다)

△쇼 오락 MC 남자부문 우수상=지석진(스타 골든벨)

△쇼 오락 MC 여자부문 최우수상=현영(해피 선데이-하이파이브)

△쇼 오락 MC 여자부문 우수상=박지윤(스타 골든벨)



△코미디 남자부문 최우수상=김대희(개그콘서트)

△코미디 남자부문 우수상=변기수(개그콘서트)

△코미디 여자부문 우수상=신봉선(개그콘서트)



△최우수 라디오 DJ상=안재욱 차태현(안재욱 차태현의 미스터 라디오)

△특집프로그램상=전국노래자랑 뉴욕편(추석특집)

△특별상=미녀들의 수다’



△쇼 오락부문 최우수코너상=해피 선데이-1박 2일

△쇼 오락부문 우수코너상=해피 선데이-불후의 명곡

△코미디부문 최우수코너상=개그콘서트-대화가 필요해

△코미디부문 우수 코너상=개그콘서트-까다로운 변선생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남자부문=김구라(스타골든벨) 이수근(개그콘서트)

△베스트엔터테이너상 여자부문=김성은(해피 선데이-불후의 명곡)



△MC 여자부문 신인상=최송현(상상플러스)

△MC 남자부문 신인상=한석준(위기탈출 넘버원)

△코미디 남자부문 신인상=김원효(개그콘서트)

△코미디 여자부문 신인상=박지선(개그콘서트)


[관련기사]

☞ ´이들처럼 해라´ 올해 두 마리 토끼 잡은 스타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