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옵티머스 복합기 檢수사받다 사망
지지율, 16%로 올해 최저…이재명은 20%
줄줄이 악재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 직면
공수처 출범시켜 지지층 결집시키겠단 방안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추미애-윤석열 갈등' 심화, 검찰 수사를 받던 최측근의 사망, 대권 주자 지지도 하락 등 악재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모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은 옵티머스 자산 운용 관계 회사로부터 이 대표의 서울 종로 사무소 복합기 대여료(76만원)를 지원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지난 3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대표는 4일 "슬픔을 누를 길이 없다"는 심경을 오영훈 당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전했고,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와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정당대표 회동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충격과 침통함에 휩싸인 이 대표는 이날 하루 종일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굳게 입을 닫았다.
이 대표 측은 그동안 옵티머스 복합기 대납 의혹에 대해 실무적인 차원의 착오였다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그러나 이씨가 검찰 조사 시작 이후 숨지면서 이 대표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이날 이 대표의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가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이 대표의 지지율은 16%를 기록했다.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20%)와 격차가 4%p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 대표의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고향이자 정치적 터전인 호남에서마저 이 지사(27%)가 이 대표(26%)를 앞질렀다는 점이다. 서울(이재명 20%·이낙연 15%)과 인천·경기(이재명 26%·이낙연 15%) 등 수도권에서의 격차는 더 컸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 지사의 선호도가 이 대표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날(3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역대 최저치(37.4%)로 떨어졌고, 민주당 지지율(28.9%)이 국민의힘(31.2%)에 역전 당했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도 나왔다. 리얼미터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와 그에 따른 검찰 반발, 추 장관의 조치가 적절치 못했다는 법무부 감찰위 결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계승'을 천명한 이 대표 입장에선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지지율 침체 국면을 겪고 있는 이 대표는 일단 여권 지지층 결집을 위해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에는 기필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출범시켜 검찰에 대한 최소한의 민주적 통제를 제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정당 대표 회동에서도 "공수처는 24년 동안 우리의 숙제였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발전을 미룰 수 없다"며 공수처 출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대표 측근인 설훈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검찰이 옵티머스 사건을 참으로 잔인하고 지나치게 파헤치고 있다. 왜 사람을 죽을 지경으로 몰아넣느냐"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이 대표 지지율이 빠진 건 우리 지지자들이 이탈해서 그런 것"이라며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포함해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마치면 지지율이 다시 복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우리당 지지하시는 분들 중에서 공수처 출범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올해 안에 무조건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