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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93분 동안 단 한 장면도 공포스럽게 다가오지 못한다. '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끝없는 집착과 욕망을 섬뜩한 공포로 그려내겠다고 했지만, 수위 높은 정사신과 노출로 공포영화의 정체성을 잃었다.
'요가학원:죽음의 쿤달리니'는 효정(이채영)이 광고 촬영장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교체되고, 조금 더 젊어지고 예뻐지고 싶은 효정은 고등학교 동창 가영(지주연)의 소개로 제주도에 있는 요가학원에 입소하면서 그린 일을 담았다.
요가학원 원장은 아름다워지려면 우주의 에너지를 몸 안에서 느끼면 그 힘으로 아름다움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하며 효정과 지원(한세민), 미연(조정민), 예나(비비)를 수련시킨다.
하지만 효정은 외모는 예뻐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기이한 현상들을 발견하고 불안에 떤다. 함께 입소한 지원은 욕심에 무리한 요가동작을 하다 피를 토하기도 하고, 예나는 자신만 빼고 다른 누가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지 의심의 촉을 거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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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는 누구에게나 잠재돼 있는 쿤달리니 에너지에 섬뜩한 사건을 결합시켜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지만,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을, 배우들조차 이해를 하고 촬영에 임했는지 의심스럽다.
이채영은 외모로 수모를 겪으며 내면이 불안해진 효정을 시간이 지날 수록 광기어린 모습으로 소화해냈어야 하지만, 반복되는 고성과 비슷해보이는 표정으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복싱 선수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요가학원에 입소한 미연 역의 조정민은 어색한 연기로 극에 잘 녹아들지 못했다.
'요가학원: 쿤달리니'의 가장 큰 오류는, 과연 필요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뱀과의 정사를 연상케하는 장면이다. 요가 동작을 잘 따라하지 못했던 지원이 원장의 부름에 밤 늦게 수련실에 혼자 있게 되고, 차를 마신 뒤 갑자기 유연한 요가 동작을 펼쳐보인다. 이 과정에서 나체의 남성이 등장하며 정사 장면이 약 2분 정도 그려진다.
지난 2010년, 음주 후 후배 연기 지망생을 폭행한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최철호가 요가학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성민으로 등장한다. 살해한 이유를 물으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쿤달리니라는 답변에, 영문을 모르겠다고 화를 내는 성민의 캐릭터가 유일하게 현실적이다.
외모지상주의가 주는 폐해를 강조한다고 하지만 여배우들의 몸매, 피부, 얼굴 등을 강조한 카메라 워킹과 대사가 아이러니하다. 18일 개봉. 러닝타임 93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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