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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배를 듭니다"…대깨문들의 도 넘은 망자 조롱


입력 2020.10.26 15:04 수정 2020.10.26 15:19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친여 성향 커뮤니티, 故 이건희 회장 향한 도 넘은 조롱과 비난

"26일에 타계했어야 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축하할텐데"

진보 작가 목수정 "여생 감옥에서 마감했어야", "지옥갈 일만"

성토 목소리…"진영논리 함몰돼 죽음 폄훼…진중한 성찰 필요"

닉네임 'mu****'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이 회장 타계 다음날인 10월 26일이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임을 상기하며 "26일에 타계했어야 '탕탕절(총격에 맞아 서거한 박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단어)'과 함께 축하할 텐데, 하루만 더 있다 갔으면 안 됐었니?"라고 적었다. ⓒ클리앙 홈페이지 캡쳐 닉네임 'mu****'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이 회장 타계 다음날인 10월 26일이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임을 상기하며 "26일에 타계했어야 '탕탕절(총격에 맞아 서거한 박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단어)'과 함께 축하할 텐데, 하루만 더 있다 갔으면 안 됐었니?"라고 적었다. ⓒ클리앙 홈페이지 캡쳐

한국 재계의 거목으로 '삼성 신화' 일궈 많은 기업인들의 이정표가 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향년 78세로 타계한 가운데, 그 죽음 앞에 일부 '대깨문(문재인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을 지칭하는 말)'들의 선을 넘는 '망자 조롱'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클리앙'에는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성수****'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이건희의 죽음을 애도하자는 분들께'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저는 축배를 듭니다"라며 영화 '위대한 갯츠비'에 나온 장면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축배를 드는 모습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단 클리앙 유저들은 "저도 같이 건배~"라며 맞장구 치기도 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닉네임 'mu****'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이 회장 타계 다음날인 10월 26일이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임을 상기하며 "26일에 타계했어야 '탕탕절(총격에 맞아 서거한 박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단어)'과 함께 축하할 텐데, 하루만 더 있다 갔으면 안 됐었니?"라고 적었다.


이 게시물에도 닉네임 'Si****'을 사용하는 네티즌이 "정말 그랬으면 손색이 없는데"라고 댓글을 다는가 하면 'GM****'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연속해서 이틀 축제지 뭐겠습니까", '아**'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27일에 누구 하나 더 보내면 명절"이라는 입에 담기 힘든 발언을 쏟아냈다.


진보 계열 페미니스트로 통하는 목수정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이건희는 씻지 못할 죄를 진 사람이다"며 "제대로 된 나라였다면, 그는 여생을 감옥에서 마감해야 했다"고 비난했다. ⓒ목수정 작가 페이스북 캡쳐 진보 계열 페미니스트로 통하는 목수정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이건희는 씻지 못할 죄를 진 사람이다"며 "제대로 된 나라였다면, 그는 여생을 감옥에서 마감해야 했다"고 비난했다. ⓒ목수정 작가 페이스북 캡쳐

사회적으로 알려진 일부 유명 인사들도 이 같은 기류에 동참했다. 진보 계열 페미니스트로 통하는 목수정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이건희는 씻지 못할 죄를 진 사람이다"며 "제대로 된 나라였다면, 그는 여생을 감옥에서 마감해야 했다"고 비난했다.


다른 글에서 목 작가는 "아무리 망자 앞에선 관대해지는게 우리 문화라지만 이건희한테까지 그럴 줄은 몰랐네"라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지옥갈 일만 잔뜩 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과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장관 사이의 갈등 문제에 있어 연이은 막말을 쏟아내 주목을 받았던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도 거들었다.


진 검사는 페이스북에 '상속세 절세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원래는 소수의 VVIP 들에게 무료로 알려드리는 팁인데 전체공개로 올린다. 상속세를 어떻게 안 낼 수 있느냐, 포기하면 한 푼도 안 낼 수 있다!!"라며 이 회장을 비롯해 남겨진 유가족들까지 조롱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데일리안 DB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데일리안 DB

한 사람의 죽음 앞에 기본적인 존중이 결여된 일부 친여 성향 네티즌들과 공개 인사들의 이같은 행보에 비판과 성토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기업가였던 이 회장을 향해 심어진 잘못된 기저 인식이 가져온 부작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주진 담론과 대안의 공간 대표는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전히 한국사회는 위대한 기업가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문화가 정착하지 못한 경향성이 있다"며 "'기업 때리기'를 단골 소재로 삼는 진보 지식인들의 반복된 행태가 일반 국민들의 정서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편 가르기와 진영논리에 함몰된 지식인들이 한 기업가의 죽음을 폄훼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의 진중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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