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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무실세트 실패’ 정말 어우흥일까


입력 2020.10.25 00:02 수정 2020.10.25 12:10        계양체육관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배구여제’ 김연경 가세해도 매 경기 접전 끝에 승리

세트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상대에 매번 기회 내줘

김연경. ⓒ KOVO 김연경. ⓒ KOVO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강력한 우승후보 흥국생명이 개막 2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흥국생명은 24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KGC인삼공사와의 시즌 첫 홈경기서 3-1(27-25 25-20 24-26 25-23)로 승리를 거뒀다.


개막 2연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승점 6으로 현대건설을 따돌리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배구여제’ 김연경과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을 영입한 흥국생명은 절대 1강으로 평가를 받았다. 시즌 시작도 하기 전부터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타 구단들의 경계심을 샀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물론 국가대표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과 지난 시즌 V리그 좋은 활약을 보여준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가 건재했고, 김세영과 이주아로 이뤄진 센터진의 신구 조화 등 국가대표 부럽지 않은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흥국생명이 무실세트 우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지난달 막을 내린 제천 코보컵부터 보기 좋게 무너졌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무실세트 4연승을 이어갔지만 결승전에서 GS칼텍스에 0-3으로 무너졌다.


지난 21일 GS칼텍스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코보컵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지만 한 세트를 내주며 첫 경기부터 무실세트 전승 우승이 무산됐다.


그렇다고 해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한 것도 아니었다. GS칼텍스를 상대로는 시작부터 3세트까지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3세트 중반 이후 승기를 잡으며 셧아웃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다시 4세트를 가져오며 승리를 거뒀지만 상대에게 '해볼 만하다'라는 인식을 안겨줬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직후 “흥국생명과 다음에 만나도 재미있는 경기를 할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였다.


2연승을 거두며 단독 1위로 올라선 흥국생명. ⓒ KOVO 2연승을 거두며 단독 1위로 올라선 흥국생명. ⓒ KOVO

KGC인삼공사와의의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시원하게 상대를 제압하지는 못했다.


1세트부터 풀세트 접전을 펼쳤고, 2세트를 비교적 손쉽게 가져오며 무난한 승리를 거두는 듯 보였지만 3세트에 앞서나가다 막판에 추격을 허용하며 결국은 듀스 접전 끝에 패했다.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3세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은 지난 GS칼텍스전과 비슷했다. 2세트에는 22-15로 여유 있게 앞선 상황에서 포지션 폴트를 범하기도 했다.


만약 KGC인삼공사가 4세트 막판에 좀 더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흥국생명이라는 대어를 잡았을지도 모른다.


경기 직후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흥국생명이 강팀인건 분명하다”면서도 “앞으로 5번이 더 남았지만 져도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경기도 이기려고 한 번 덤벼보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물론 상황이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무실세트 우승은 일찌감치 깨졌지만 2경기서 모두 3-1로 승리하며 승점 6이라는 실속을 챙겼다.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은 승리를 따내는 것이 흥국생명의 저력이다.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들이 조별리그서 어려움을 겪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완전체로 거듭나듯 흥국생명도 초반 위기를 극복하면서 좀 더 나아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무리 절대 1강이라 해도 부침은 있는 법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일방적인 경기는 할 수 없다. 쉽게 이기면 너무 좋겠지만 승점을 챙겨가면서 과정이라 생각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찾아내겠다”며 더 나아진 모습을 다짐했다.


이날 V리그 통산 8번째 3000득점 대기록을 달성한 이재영은 그는 “우리가 잘 나가고 있다가 점수를 못 내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다. 보완을 해야겠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승후보라고 자만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흥국생명의 진짜 위력은 시즌 막판에 가서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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