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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18어게인' 뻔한 타임슬립에도 살아남은 이유


입력 2020.10.22 15:18 수정 2020.10.22 15:1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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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닥터진' '옥탑방 왕세자' '신의'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 등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 설정이 유행처럼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당시 신선한 소재로 인기를 얻자 너도나도 타임슬립을 외치며 드라마를 쏟아내자 식상하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2020년인 현재까지 타임슬립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유효한 설정이다.


상반기는 MBC '365:시간을 거스르는 1년'이 방송됐으며 현재는 JTBC '18 어게인'이 주인공 18살 쌍둥이 자식을 둔 아빠이자 남편 홍대영(윤상현/이도현)이 혼자 고등학생이 돼 현재를 살아가는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8 어게인'은 2017년 사랑받은 KBS2 '고백부부'의 하병훈 PD가 JTBC로 이적해 연출한 작품으로, 또 하나의 공통점은 타임슬립 통해 과거를 돌아가 부부 간의 화해를 그린다는 점이다. '고백부부'가 이혼 직전 위기의 부부가 함께 열렬히 사랑했던 과거를 돌아가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18 어게인'은 과거에서 현재, 부부에서 가족으로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홍대영을 중심으로 가족을 넘어 학교 친구들까지 등장 인물들의 심리를 구석구석 훑어내는 것이 강점이다.


홍대영은 혼자서 몸이 젊어져 고등학생 시절의 모습을 하게 됐고, 쌍둥이 자녀 홍시아(노정의 분), 홍서우(려운 분)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신세가 됐다. 홍대영은 고우영이란 이름으로 아빠가 아닌 친구가 되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자녀들의 생각과 고충을 알게 된다.


아들 홍시우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으며 농구를 하고 싶어하지만, 자신감이 없어 관심이 없는 척 꿈을 외면하고 있었다. 홍대영은 친구가 없는 아들 홍시우의 하나 뿐인 친구가 되며 그의 꿈을 응원한다.


딸 홍시아는 언제까지나 어린 소녀로 남아있을 줄 알았지만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으며, 담배를 피는가 하면 사납게 구는 모습을 목격한다. 이 때부터 홍대영의 홍시아 길들이기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아빠로서 몰랐던 아이들의 모습을 알아가는 재미를 전한다면, 티내지 않고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뭉클함을 선사한다. 예로 갑자기 비 내리는 날 편의점에 달려간 홍대영은 우산 두개를 산 후 쓰지 않고 딸에게 건네주고 아들의 책상 위에 조용히 가져다놓는다. 그리고 자신은 비를 맞으며 뛰어간다. 비를 맞으며 멀어져가는 홍대영의 뒷모습은, 현실에서 잘 보려 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묵묵한 애정을 연상시켰다.


'18 어게인'은 부부 간의 갈등도 다룬다. 고등학생 때 아이가 생겨 꿈을 펼치지 못한 홍대영과, 뒤늦게 꿈을 이룬 정다정(김하늘 분)의 사정을 대비시키며, 서로의 진심을 알아나가게 한다. 홍대영은 정다정이 아나운서가 된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반면, 정다정은 무능한 홍대영에 질려버린 상황. 하지만 홍대영이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꿈과 가정을 맞바꾼 그의 희생을 뒤늦게 알고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분명 많이 봐온 타임슬립 속 반복된 그림이지만 자녀와 함께 친구가 된 아빠, 아들 친구를 가장해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흥미롭게 얽히며 진부함을 상쇄시킨다. 특히 '18 어게인'은 누구나 한 번쯤과거로 돌아가 후회되는 일을 바로잡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홍대영이란 인물로 대변, 공감을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18 어게인'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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