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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⑤] 이승만 '토지 몰수' 소환한 과격한 부동산정책


입력 2020.10.10 04:00 수정 2020.10.10 06:2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재산권 제약' 지적에 이승만 소환한 與전략통

건국 시절만큼 '과격하다'는 점 자인한 꼴

文정부, 실패 인정 않고 '추가 대책' 추진 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익과 공익이 부딪힐 때의 문제인 것 간다. 이승만 정부 때, 해방 이후 토지개혁을 하는데 그때 '유상(有償) 몰수 유상 분배'를 한다. 농민들이 자경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갔다. 이번에도 주택을 투기와 투자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 주택을 보다 더 공익적 가치의 수단으로 볼 것인가라고 하는 문제의 충돌 같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전략기획위원장, 원내 수석 등을 지내며 대표적인 '전략통'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원욱 3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임대차 3법'에 포함된 '계약 갱신 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과도하게 재산권 행사를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승만 대통령의 토지 개혁을 소환하며 항변한 것이다.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북한의 '무상몰수 무상분배'라는 사회주의식 토지개혁과 달리 소유권을 자영농에 온전히 넘기는 방식으로, 사유재산권 제도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승만을 소환한 것은 '아전인수'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여권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임대차 3법'이 건국 시절의 '몰수'를 떠올리게 할 만큼 과격하게 재산권을 제약한다는 점만은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오늘부터 시행된 가운데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이 붙어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오늘부터 시행된 가운데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이 붙어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임대차3법'으로 인한 부작용은 현재진행형이다. △가을 이사철을 맞았지만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전세 난민'이 속출하고 △전세 낀 집을 구입한 매수자와 집주인이 바뀐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적용 문제를 두고 분쟁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잦은 부동산 정책으로 세금 제도는 세무사도 포기할 정도로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 '23전 23패'라는 별명이 붙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종합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고, 그러는 사이 김 장관은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됐다.


정부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히려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개월 정도면 임대차 3법의 효력이 나지 않겠느냐 판단했는데 2개월이 지난 지금도 안정화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추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에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직접 주문한 부동산감독기구는 투기, 불법거래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부동산 거래 관련 금융 및 과세 정보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어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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