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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철수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


입력 2020.09.27 06:00 수정 2020.09.27 12:54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과 인터뷰

"정권교체가 돼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

야권, 서로 폄훼하면 자기 살 깎아먹기인데

김종인, 아마 뭔가 깊은 생각이 있으실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후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돼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며, 추석 명절을 앞둔 국민들에게 자신은 정권교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야권통합이나,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로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의 야권으로서는 승산이 없어 오히려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사라지게 할 뿐이라면서도, 어차피 본격적인 보궐선거 준비는 연말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안철수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정권교체가 돼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며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올해초 해외에서 귀국한 뒤, 국민의당을 창당해 야권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우리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는데 여기 (해외)에 머물러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에서 귀국했던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하는 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터뷰가 있기 이틀 전인 23일, 안철수 대표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미래혁신포럼에 초청받아 특강을 했다.


이날 초청특강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 권성동·김기현·이명수·홍문표 의원 등 국민의힘의 잠재적 당대표·원내대표 후보군인 4선 중진의원들이 총출동해 장관을 이뤘다. 안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뜨거운 관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대표도 "그날이 국회에서 상임위 포함 일정이 굉장히 많은 날이었는데도 서른 분 가까이 오셔서 장제원 의원도 놀랐단다"며 "(특강 장소가) 국회가 아니라 (밖이라서) 이동하기에도 불편했을텐데, 이렇게 많이 올 줄은 장 의원도 몰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권성동 의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와서 '역할'을 하기를 사실상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는 이에 대해 "통합하는 순간, 야권의 이미지를 쇄신할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며 "만약 지금 통합한다면 오히려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사라진다"고 단언했다.


그 근거로 안 대표는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를 들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가 출범한 지난 6월 2~4일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17%였다. 인터뷰 직전인 이달 22~24일 실시된 조사에서는 21%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철수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이 취임한 6월초나 지금이나 통계학적으로는 (정당 지지율이) 똑같다"며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해야 이길 수 있는 길이 생기는데 '괜찮아, 잘될꺼야' 하고 있다보면 진다. 나는 (선거) 5연패의 길로 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야권통합·서울시장 단일후보는 선 그어
"지금 통합하면 외려 정권교체 가능성 사라져
서울시장, 지금 이 상태로는 내가 나가도 진다
12월은 돼야 선거 준비가 시작될 것" 여운 남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러한 맥락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강하게 '러브콜'을 보내는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서도 일단 현재로서는 고개를 저었다.


안철수 대표는 "기본적으로 지금 이 상태로는 누가 나가도 진다. 내가 나가도 어렵다"며 "붙어서 해볼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객관적인 분석으로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대표는 일단 지금은 자신이 제안한 '야권 10대 혁신 방안'을 비롯한 야권의 혁신이 선행돼야 하고, 정치 일정상 내년 4·7 보궐선거의 후보 등 준비 절차는 12월은 돼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철수 대표는 "저쪽은 자신들의 진영만을 위한 자산이다. '20년 해먹자'는 '민주당을 위한 비전'만 있다"며 "우리야말로 '대한민국의 자산'이 돼야 한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에 이익을 가져다줄지를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세력으로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우리 야권에 '보수 (진영)의 자산이 되자'고 해서는 1대1 승부가 안 된다. '대한민국의 자산이 되자'는 게 '야권 10대 혁신 방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이를 포함해 내가 제안드린 열 가지 혁신을 할 수 있는 기간이 12월초 정도까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간이 이제 별로 없다. 되든 안되든 12월부터는 (야권이 보궐)선거 준비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국감이 있으면 모든 현역 국회의원과 당이 몰입해서 열심히 해야 하니, 국회 일정 때문에라도 12월이 돼야 (보궐선거) 후보를 고민하고 선거를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인터뷰 전날이었던 2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안 대표를 만나)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더니 '국회의원은 아무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의원을 하겠느냐'고 하더라"며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은 내가 평가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다 알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2011년에 있었던 '그 만남'에 대해 해명하고 반박하면서도, 김종인 위원장과의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하려는 모습이었다.


안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을 뵈었던 2011년은 카이스트에서 서울대로 스카웃된지 한두 달 됐던 때라, 정치할 생각이 0.01%도 없던 때"라며 "국회의원 출마 말씀을 하셔서 거절했던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어 "어떻게든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워야 승산이 있는 것 아니냐. (김종인 위원장의 말씀은) 야권 스스로 자기 살을 깎아먹는 것"이라며 "지금 서로 폄훼를 해서 누구 좋으라는 것이냐. 누구에게 이익이 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안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은 정치를 보는 식견이나, 판세를 보는 눈이 보통이 아닌 분"이라며 "아마 뭔가 깊은 생각이 있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해, 더 이상의 확전은 의도적으로 자제하려는 모습을 나타냈다.


김종인의 '정치적 역량' 발언에 적극 해명·반박
"김종인 만난 2011년, 정치 생각 전혀 없던 때
야권이 서로 폄훼하면 누구 좋으라는 것이냐
"김종인, 정치 보는 식견 보통 아냐" 확전 자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 안팎에서 '요즘은 안철수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화가 나 있는 때 아니냐'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안 대표가 매주 월·목요일에 열리는 국민의당 최고위에서 발언하는 내용은 송곳처럼 현 정권의 치부에 꽂힌다. 안 대표의 '극대노'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연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리 공무원이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총격 사살을 당한 만행에 대해서 안철수 대표는 "새벽에도 분을 참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안 대표는 만행이 알려진 24일 오후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한데 이어, 이튿날 아침에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어 여권을 발칵 뒤집어놨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선진국은 국민 한 분의 생명이라도 위해에 놓이면 대통령부터 나라 전체가 달려들어 구하려 한다"며 "우리 국민이 살해당하고 불살라졌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NSC에 참석도 하지 않고 7시간 후에 보고받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 본인이 공격하던 세월호 7시간과 뭣이 다르냐"고 분개했다.


아울러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정치를 하는 게 잘하는 것인데, 요즘 국민들은 다들 정치에 극도로 관심이 많지 않느냐. 이게 정치를 못하고 있다는 표식"이라며 "이런 정부를 본 적이 없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고 혀를 찼다.


안 대표가 이번 사태를 '세월호 7시간'에 빗대자,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발칵 뒤집혔다.


박근혜정권 때 누구보다 '세월호 7시간'에 목소리를 높였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가장 먼저 "이게 나라냐"는 말을 남기고 촛불시위에 결합했던 안 대표인데도, '대깨문'들은 안 대표가 박근혜정권 때는 찍소리를 못했다며 일사불란하게 음해에 나섰다. 집권여당 최고위원마저 이같은 공격에 가세하기도 했다.


가장 지긋지긋하게 '대깨문'에 시달려온 정치인으로 꼽히는 안철수 대표는 "('대깨문'이라는 용어는) 누가 공격하려고 지어낸 말이 아니라, 자기들 스스로 자랑스레 그렇게 불렀던 말"이라면서도 "그런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실제로 현 정권의 정책에 '머리가 깨져') 피해자가 됐다"고 되레 안타까워 했다.


안 대표는 "30~40대 주부들이 (현 정권의) 핵심 지지 세력이라고 하지 않느냐"라며 "그분들이야말로 부동산 정책과 교육 정책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분들인데, 측은하다"고 부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안 대표는 '대깨문'을 △부정·의심을 거쳐 '문트릭스' 하게 되는 정상적인 일반 국민과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직업적으로 악플을 다는 세력으로 분류한 뒤, 후자는 오히려 정치인에게 소신 있게 제대로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서의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대표는 "내게 손해를 끼치는 정권인데도 눈에 콩깍지가 씌인 것처럼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정도가 너무 심해지면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하다가 '뭔가 이상하다'고 의심하다가 '문트릭스'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매트릭스에서 벗어나듯 그게 정상"이라고 부연했다.


한편으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직업적으로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라며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득달같이 달려들어 악플을 달면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하고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웃었다.


"대깨문, 스스로 그리 불렀지만 결국 피해자 돼
30~40대 주부, 부동산·교육정책 고통 측은하다
부정과 의심을 거쳐 '문트릭스'를 하는 게 정상
직업적 악플, '올바로 하고 있다'는 바로미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엄마 친구 아들'로 공부 멀쩡히 잘해서 서울의대에 가고, IT 프로그래머로서, 벤처기업인으로서, 교수로서, 청년들의 멘토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던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12년 9월 19일 정치 입문 선언을 했다.


이후 △국정원 댓글 사건 △국민의당 리베이트 조작 사건 △드루킹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의 주된 타겟이 됐다. 웬만한 정치인이라면 하나로도 정치생명이 온전하기 힘든 규모의 사건들이다. 안 대표 스스로도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며 "국민들이 살려주신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철수 대표는 "정치를 하지 않았더라면 존경받으며 살 수 있었다. 정치를 시작하고서 내가 명예를 얻었느냐, 돈을 벌었느냐"라며 "정치를 계속하는 이유는 미래 세대를 위한 사명감과 소명 의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들의 수법이 자기 스스로 자기 얼굴에 '똥물'을 바르고, 멀쩡한 정신 가진 사람은 정치에 못 들어오게 하는 수법"이라며 "'똥물'이 아니라 '양념'이라는 분도 있던데 '양념'은 무슨 소리냐, '똥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것에 범벅이 되고 더러워지는데도 정치를 계속하는 것은, 내 딸을 포함한 미래 세대들에게 이렇게 망가져가는 나라를 물려줄 수가 없지 않느냐"라며 "나의 제일 중요한 목표는 정권교체다.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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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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