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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화화된 '검찰개혁' 네글자…추미애와 민주당이 자초했다


입력 2020.09.15 00:05 수정 2020.09.15 09:0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추미애, 아들 군 복무 특혜 논란 해명하며 "검찰개혁"

민주당 의원들도 추미애 엄호하며 입모아 "검찰개혁"

쏟아진 조롱…서민 교수 "여보, 문 부쉈어. 검찰개혁하자"

진중권 "검찰개혁 부적으로 하고 다니면 뭔 짓 해도 용서"

추미애 법무장관(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복무 중 특혜·청탁' 의혹을 둘러싼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추 장관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문제의 본질과는 다소 동떨어진 '검찰개혁'을 잇따라 꺼내들어 정치권과 국민들로부터 조롱과 빈축을 자초했다.


추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의 '검찰개혁' 언급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계속됐다.


추 장관은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과 관련된 의혹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검찰개혁은 제게 부여된 과제이고 그것을 운명처럼 수용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낸 첫 공개 입장의 말미에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없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재차 이를 강조한 것이다.


이날 대정부질문 질의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이 추 장관을 감싸며 내뱉은 키워드도 '검찰개혁'이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부풀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을 사랑한 일부 정치군인,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일부 정치검찰, 수구 언론 등이 만든 정치공작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 또한 "검찰개혁을 완수하려는 여성 법무부장관과 이에 저항하려는 세력의 공격"이라며 "추 장관은 17년간 못한 검찰개혁을 완수해달라.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자료사진) ⓒ뉴시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자료사진) ⓒ뉴시스

이러한 추 장관과 민주당의 언행에 '본질에서 어긋난 물타기'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아들이 군 복무를 했던 2017년 당시 민주당 당대표를 역임한 추 장관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아들의 복무와 관련된 특혜 혹은 청탁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인 상황에서, 뜬금없이 검찰개혁이 등장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조국 흑서' 필진으로 이름을 올렸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장관의 행보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그는 "여보 내가 오늘 아침 급히 나가다가 현관문 부쉈잖아? 그동안 내가 인내하며 말을 아낀 건, 문 수리하는 아저씨가 왔을 때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서 교수는 "그런데 뭐가 미안하냐고? 나도 그걸 잘 모르겠어.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현관문은 나중에 고쳐도 되지만, 검찰개혁은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거, 여보도 잘 알고 있지? 기필코 완성하자. 검찰개혁"이라고 비꼬았다.


서 교수와 '조국 흑서'를 함께 집필한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도 "검찰개혁이 대깨문 종족의 토템이 된 느낌, 아니면 문재인 교황청(청와대)에서 발급하는 면죄부라고 할까"라며 "나도 그거 하나 사둬야겠다. 부적으로 붙이고 다니게, 그것만 있으면 뭔 짓을 해도 다 용서가 되니까 욕먹을 일이 없다"고 꼬집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 직후부터 핵심 과제로 삼았던 '검찰개혁'이라는 명제를 정부와 여당 스스로 의미를 퇴색시키고 비판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청회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은 '부부 및 보좌관 전화, 자대 배치 및 통역병 선발 청탁' 등 그동안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각종 의혹에 대해 추 장관의 솔직한 해명을 기대했지만 추 장관은 '검찰개혁' 핑계를 대며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외면했다"며 "가장 정의롭고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할 '검찰개혁'이 타락한 정의와 권력의 방패로 변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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